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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할아버지 집 찾아야 해” 부산 충견 ‘똘이’의 활약

“말 못하는 동물이지만, 주인 할아버지에 대한 사랑이 느껴졌죠.”
지난 21일 오후 11시 21분 부산 부산진구 한 아파트 앞 노상에 한 노인이 술에 취해 일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쌀쌀해지는 날씨에 인적도 없는 도로에서 A(70)씨는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상태였고 그 옆에는 할아버지의 반려견 ‘똘이’가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 당시 동영상을 보면 낯선 경찰관의 등장에 놀란 똘이는 경찰관이 할아버지에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짖으면서 할아버지의 몸을 혓바닥으로 핥으면서 깨우려고 안간힘을 쓴다.

똘이는 마치 “할아버지, 이대로 계시면 위험해요. 얼른 일어나세요”라고 외치는 것처럼 보인다. 마침 집에서 반려견을 키우는 한 경찰관이 똘이에게 접근해 “할아버지 집을 찾아드리자”며 여러 차례에 걸쳐 말을 건네고 나서야 똘이는 경계를 푼다.

경찰관이 할아버지의 지갑에 있던 신분증을 찾아 집 주소를 알아내고 할아버지를 순찰차에 태우려는 순간 똘이는 비호같이 순찰차에 먼저 탄 뒤 얼른 타라며 또 짖기 시작한다.

그런데 할아버지의 집은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의 영세 주택가에 있었다.
순찰차가 할아버지의 집 근처로 가긴 했지만 길이 좁아 집 앞까지 갈 수가 없었고 가로등도 없어 집을 찾는 게 너무 어려웠다.

경찰관도 난감한 상황에서 똘이가 다시 한 번 나섰다. 할아버지를 부축한 경찰관이 얼른 집을 찾을 수 있도록 길 안내에 나선 것이다.

똘이는 할아버지가 뒤처지면 뒤로 돌아보고 짖으면서 기다려주고 다시 발걸음을 옮기는 과정을 반복하며 집으로 향했다.

그렇게 15분간 좁고 복잡한 150m 가량의 골목길에서 활약한 똘이 덕에 할아버지는 무사히 집에 도착할 수 있었다.

수컷 잡종견인 똘이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인 할아버지와 온종일 함께 지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똘이의 활약을 지켜본 시민들은 “사람보다 낫다. 할아버지를 향한 똘이의 사랑에 눈물이 날 지경”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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