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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적 사명 감당하는 언론 되길

축사 - 김호일(서울특별시연합회 명예회장/ 제 14, 15, 16대 국회의원)
우리나라는 반만년의 오랜 전통을 지닌 전통국가이고 전통사회입니다. 우리선조들은 조상을 받들어 모시고 공경하는 효행사상(孝行思想)을 나라에 충성하는 충국사상(忠國思想)만큼 소중히 여겨 나라를 사랑하고 부모에게 효도하는 충효사상(忠孝思想)을 으뜸으로 여기며 살아온 것입니다. 

그런데 물질이 풍요로워지고 서양문물이 스며들기 시작하면서 어느 때인가부터 우리 민족의 전통사상인 충효사상(忠孝思想)이 무너져 내리기 시작한 오늘을 맞고 있습니다. 이 얼마나 안타깝고 애통한 일이 아니겠습니까?

나무를 심는 정원사가 만일 뿌리가 없는 나무를 심었다면 그 나무가 물기를 빨아먹고 며칠간은 살아있는 나무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결국은 말라 죽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공자는 논어의 위정 편에서 온고지신(溫故知新)이라 했습니다. 이 말은 ‘옛것을 익히 알 때 그것을 미루어 보아서 새것을 알 수 있다.’는 말입니다. 모든 학문은 옛것을 토대로 점점 발전해 나가기 때문에 옛 것을 잘 파악하고 잘 알게 될 때에 비로소 새로운 학문도 잘 깨닫게 되고 잘 알 수 있다는 말입니다. 이 말은 뿌리의 중요성을 잘 대변하는 말이 아닐 수 없습니다. 

또한, 《한비자(韓非子)》〈세림(說林)〉 상편에 춘추시대 오패(五覇)의 한 사람이었던 제(齊)나라 환공(桓公) 때 명재상 관중(管仲)과 대부(大夫) 습붕(?朋)을 대동하고 고죽국(孤竹國 하북성(河北城)내) 정벌 길에 올랐는데 전쟁이 의외로 길어지는 바람에 그해 겨울에야 끝이 났기 때문에 혹한 속에 지름길을 찾아 귀국하다가 길을 잃고 말아 전군(全軍)이 진퇴양난(進退兩難)에 빠져 떨고 있을 때 관중이 말하기를 “이런 때 늙은 말의 지혜가 필요하다[老馬之智可用也(노마지지가용야)].”고 하자 즉시 늙은 말 한 마리를 풀어 놓았고, 전군이 그 뒤를 따라 행군한 지 얼마 안 되어 큰길이 나타났다[乃放老馬而隨之 遂得道行(내방노마이수지 수득도행)]고 하는 고사에서 보듯이 늙은 말도 살아온 경험으로 살길을 찾는 지혜가 있는데 하물며 만물의 영장인 사람은 어떻겠습니까. 그래서  ‘노인이 쓰러지는 것은 지혜의 도서관 하나가 불타 없어지는 것과 같다’고도 표현하는 것입니다.

그리스에서는 “집안에 노인이 없으면 빌려서라도 노인을 모셔라”는 격언이 있을 만큼 각 나라마다 노인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습니다. 

2018년 3월말 현재 우리나라 노인인구가 744만 명으로 전체인구의 14.4%를 점하고 있으나 2030년에는 24.3%, 2040년에는 32.3%로 예상되어 국민 10명중에 노인이 3명을 넘게 될 것으로 예상되는 것입니다. 

또한, 우리나라 노인빈곤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며, 노인자살율도 1위를 점하고 있어 노인복지문제는 심각한 지경에 당도하였습니다.

부디 노년신문이 노인복지의 중요성과 심각성을 부각시키고 노인은 지혜의 보고임을 국민들에게 각인시키는 시대적 사명을 잘 감당하는 언론이 되기를 간절히 염원하면서 창간 1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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