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 영원한 ‘천상 소리꾼’ 장사익
자화상七 공연, 11월 24일 서울 시작으로 전국 투어
소리꾼 장사익을 만난 곳은 붉은 단풍과 노란 은행잎이 빛 바랜 색감을 흘러내듯 파란 하늘과 조화를 이루고 있는 세검정의 작은 정원이 있는 그의 집이었다.
칠순인데도 수줍은 듯 아직도 소년 같은 머쓱함을 품고 있는 그는 반갑게 맞이하며 거실로 향했다.
장사익 소리판 <자화상七>공연은 12월 24일과 25일서울 세종문화회관을 시작으로 전국의 주요 대공연장에서 열린다. 2016년 <꽃인 듯 눈물인 듯> 이후 2년 만에 찾아오는 반가운 공연이라고 말했다. 1집 「하늘 가는 길」 발표 이후
“2018 평창동계올림픽 폐막식에서 애국가를 부르기까지의 24년 세월 동안 소리꾼으로 장사익이 걸어 온 오로지 외길 노래 속 인생사를 만나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마주 앉아 전통차를 따르며 “저에겐 괜히 미운 과거가 있었습니다. 남을 위해 살면서 저 자신을 사랑한 적이 없었습니다. 차오르는 괴로움을 무던히 삼켜내야 했지요. 그러나 채 넘기지 못한 눈물들은 목에 붙어 굳어졌고 결국 소리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1집 「하늘 가는 길」과 대표곡 <찔레꽃>이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그때 나이 45세. ‘장사익소리판’의 시작이었습니다”라며 소리꾼이 되는 과정을 들려주었다.
이번 공연의 <자화상七>의 의미에 대해 “오래전부터 윤동주시의 <자화상>을 읽어왔는데 어느 날 유독 그 시가 가슴에 박혔습니다. 마치 저를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앞만 보고 달려 온 人生, 잠시 뒤돌아 본 나의 모습은 평생 부끄러웠습니다”라고 말한다.
그는 잠시 멈추어 서서 지나온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마음으로 청중 앞에서 노래하려 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90살까지 살아간다고 가정할 때 이를 야구에 비유하면 7회전입니다. 9회말까지 남은 2회전을 이웃과 저 자신을 사랑하면서 신바람 나게 잘 마무리 하려합니다. 최선을 다해서 아름다운 꽃을 피우려합니다. 모든 식물들도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자연으로 돌아가는데 사람들만 꽃을 피우지 못하고 자연으로 돌아가는 이들이 많습니다.”
요즘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묻자 “무대에서 2시간을 공연 하려면 다리 힘이 있어야 합니다. 20년 전부터 새벽 4시에 일어나 이불 속에서 제가 개발한 운동을 1시간 30분씩 매일 합니다. 시간이 되면 장사익의 어르신 건강운동법을 공개하려합니다” 라며 손벽치기 발바닥 치기 등 실제로 운동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노인 일자리 문제에 대해서도 “일은 가장 가까운 발끝에 있다고 봅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선택하여 10여 년 노력하면 성공한다고 봅니다. 목공을 하든 한문을 가르치든 봉사를 하든 그 일에 최선을 다하면 성공의 길을 열립니다”고 말했다.
행복한 노년의 삶에 대해 “나이가 들었다 하더라도 꿈이 있어야 합니다. 제가 60살이 될 때 나에게 무슨 선물을 줄까 고민하다가 마라톤 완주의 꿈을 갖고 5년을 준비 했습니다. 모신문사 주최 마라톤대회에서 완주를 하여 꿈을 이뤘습니다. 제 생에 최고의 행복이였습니다. 백두산에 가겠다고 꿈을 가진 사람과 그냥 따라가는 사람이 있다고 가정합시다. 백두산 정상의 꿈을 가진 사람은 중간에 어려워도 포기하지 않고 갑니다. 그러나 꿈이 없이 따라가는 사람은 조금만 힘들어도 중간에서 포기합니다. 꿈을 가진 노년의 생활은 분명히 행복해질 것입니다” 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