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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중독(golfholic)에 걸린 사람들

최중탁 미국 골프 티칭프로(USGTF)의 재미있는 골프이야기 35
담배 골초들의 주머니 속엔 항상 담배 부스러기가 남아 있어서 부인들의 바가지 대상이다. 노름꾼은 무릎에 병을 달고 살고 당구에 미쳐 있으면 손에 백색가루 (초크, 파우더)를 늘 묻히고 다닌다.

골프광들의 주머니 속에는 자주 잔디 잎,티, 볼마크가 발견된다.그들의 손바닥은 연습볼을 수 없이 쳐대서 굳은살 투성이로 악어 발바닥 같이 거칠어져 있다. 그래서 여성골퍼들은 뽀얗고 고운 손을 기대 할 수가 없다.

비가 그쳐 우산을 접고 다니다가 가끔 우산으로 스윙을 해보는 광경을 본다. 이른 아침 산책 길이나 심지어 묘지 벌초 갈 때도 아이언 채 하나를 빼 들고 간다. 잔디를 보면 스윙을 하고 싶은 충동이 생기기 때문이다. 강이나 해변가 고운 모래를 보면 뛰어 들어가서 벙커연습을 하고 싶은 충동을 느끼는 것도 마찬가지다.

지나가다가 잡목 우거진 야산을 보면 ‘저런 땅 방치하지 말고 골프장으로 개발해야지. 국민건강 증진하고 땅값 올려서 부가가치 창출을 하지 않고 뭣들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격로하는 것도 골프 중독증세다.

여성 골프광들은 유별나게 골프패션과 장비에 신경을 쓰는 증세가 있다. 여성들의 샷건 토너먼트나 LPGA 시합에 가보면 골프장이 마치 패션메이커들의  패션쇼장 같은 착각이 들 정도다. 이 처럼 한 사람이 유행중인 브랜드의 골프백이나 비싼 패션을 자랑할 때 따라사고 싶어서 잠이 안 온다면 중독증세 때문이다.

해외에서는 골프광 골프홀릭들이 더 많다.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은 오히려 그 자신은 골프에 더 미쳐있다. 그는 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에 농구선수로 출전했지만 경기 전 36홀 골프부터 치고 나서 농구경기를 했다. 또 1988~’89시즌 NBA(미국프로농구)의 MVP에 선정되었는데도 시상식에 불참하고 1,400 km를 운전하여 좋아하는 골프장에서 36홀을 즐겼다. 그의 승용차 번호판에는 아예 ‘예약된 골프 미치광이’(scheduled golf lunatics)라고 써 붙이고 다닐 정도다.

미국에는 골프에 빠진 대통령들도 많다. 

빌 클린턴, 버락 오바마는 조던과 자주 필드를 누빈다고 한다. 빌 클린턴은 혼자 라운드를 즐길만큼 골프광이며 그의 드라이버 비거리는 275 야드로 장타자다. 그러나 마음에 들때까지 계속 멀리건샷을해서 ‘빌리건’이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아이젠하워 대통령도 임기 8년간 무려 800 라운드를 즐겼다고 한다. 그는 연습벌레로 공식업무 외에는 대부분 백악관 내에서 골프연습으로 시간을 보냈다. 케네디 대통령은 평균 80타로 역대 대통령 중 가장 잘 쳤다.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 가운데서는 전두환 대통령이 가장 잘 쳐서 장타에 80대 초중반 실력이라고 한다.

서울근교 골프장에서 한 번 만난 적이 있는 그는 앞뒤 팀에 경호팀들이 있지만 소탈해서 아무와도 골프대화를 잘 나눴다. 연습장에서 영부인과 열심히 칼을 갈던 모습은 여느 골퍼들과 다름 없었다.

박정희 대통령은 태능골프장에서 라운드 도중 소나무 그늘에 앉아서 막걸리를 시켜 마신 일화로 유명하다.

김종필 전 총리의 골프사랑은 대단했다고 한다. 정규시합에서 골프 스코어카드는 원래 친 타수를 기록해야 한다.

그러나 나중에 총타수 암산이 불편했던 그는 기준타수( PAR)를 0으로 기준하여 실제타수를 - 숫자로 기록하여 나중에 총점수 계산을 쉽게 했다.  이것이 원조가 되어 지금 우리는 아마추어식 스코어카드 기록법 소위 ‘JP식’ 스코어카드 기록법을 애용한다.

어떤 일이든 한 가지 일에 미치고 빠져들어야 그 분야의 최고가 되고 전문가로 성공할 수 있다.

특히 골프는 미치지 않고는 잘 칠 수 없는 스포츠다. 또 미칠만큼 재미있고 짜릿한 운동이다. 그래서 모두다 미치도록 치고싶어 하는 것 같다.

골프에 미치는 것은 행복한 중독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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