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들이 어린이들에게 다가가는 1·3세대 소통 및 통합 노력이 경로당을 중심으로 노년 사회에 확산되고 있다.
경로당 2층에 공부방 개설에서부터 1·3세대 역사탐방, 소외어린이 문화체험, 주말농장 체험 등 각각 다른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경로당이 폐쇄된 공간이 아닌 주민에게 열린 공간으로, 더 나아가 마을공동체의 중심으로 마을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경기 남양주시 수동면 노인회의 경우 관내 초등학교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공부방을 개설하고, ‘영어는 내 친구, 논술아 놀자’를 주제로 전원 재능기부자로 구성된 강사들이 ‘할아버지가 친손자를 가르치듯’이 학생들에게 유익한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또 경기 고양시 덕양구지회 우방경로당에서는 모 고교 영어교사로 정년퇴직한 나 모(66)회원이 초교생부터 고교생까지 경로당 공부방을 찾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무료로 개별지도를 해 주고 있다.
한문에 능통한 마을 주민 허 모(40)씨도 학생을 가르치는 일을 거들고, 중등교장 출신인 최 모 회원(79)이 역사를, 중등교원 출신인 박 모(76)는 충효교실을 운영하는 등 26명의 손자, 손녀들을 돌보는데 열중이다.
뿐만 아니라 아파트 옆에 있는 농토를 연 40만원에 임대해 어린이들과 고구마, 감자 등 17종의 채소 등을 재배하며 스킨십을 하고 있다. 역사탐방은 물론 이 경로당에서 청국장, 된장 등을 담아 판매한 금액을 장학금으로 내놓기도 했다.
또한 경기 이천시지회 대대1리 경로당의 경우 경로당 2층에 공부방을 마련, 방학을 이용한 학습활동은 물론 평일 방과 후에도 15~20명의 어린이가 이 공부방에서 학습을 하고 있고 어린이들과 함께 공예작품을 제작하는 일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전북 전주시 덕진노인복지관은 1·3세대가 함께하는 소외어린이 문화체험 행사를 매년 실시하고 있으며, 대구 달서구노인종합복지관에서는 ‘책 읽어주는 어르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성철 백석대학교 보건복지대학원장은 “1·3세대가 역사탐방을 가면 자연히 학부모인 2세대도 따라 나서는 경우가 많아 결과적으로는 1, 2, 3세대가 통합을 이루는 효과까지 있다”며 “노인과 어린이의 세대교류는 매우 중요한 시작단계이기 때문에 정책을 수립하는 각 자치단체와 실무자, 전문가, 사회단체 등과 지속적으로 공유하고, 평가하고, 기관간의 조정역할을 할 수 있는 인적·물적 네트워크 구성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박종혜 고령사회교육원장은 “노인이 도움을 받기만 하는 존재가 아니라 지역사회를 훈훈하게 만드는데 일익을 담당할 수 있는 구성원으로 자리매김 한다는 점에서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며 “옛날 어르신들이 해왔던 마을의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이 다시 살아나는 것 같아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김용환 기자oldagenews@hanmail.net
글쓴날 : [2017-11-24 15:19:19.0]
Copyrights ⓒ 노년신문 & oldagenews.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