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시대가 변해도 미인을 좋아하는 트렌드는 변함이 없고 다만 미인의 기준이 변할 뿐이다.
따라서 나라마다 미인관이 다르며 시대변화에 따라 역시 바뀐다.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미인관을 보면 세상에 그런 조건을 다 갖춘 미인이 있었던 적이 있으며 대체 가능한 일인가 회의가 든다. 미인이 되는 길은 멀고도 멀다.
아래 미인이 되는 조건을 보면 그 비현실성에 혀를 내두르게 만든다.
첫째는 세 가지가 희어야 한다고 했다. 살결과 치아, 손이 희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세 가지가 검어야 한다는 것이다. 눈동자와 눈썹, 그리고 속눈썹이다.
셋째는 세 가지가 붉어야 한다. 입술과 볼 그리고 손톱이다.
넷째로 세 가지가 길어야 한다. 몸과 머리, 그리고 팔다리다.
다섯째로 세 가지가 짧아야 한다. 이와 귀, 그리고 발이다.
여섯째로 세 가지가 넓어야 한다. 가슴과 이마, 그리고 미간이다.
일곱째로 세 가지가 좁아야 한다. 입과 허리, 그리고 발목이다.
여덟째로 세 가지가 풍만하고 커야 한다. 엉덩이와 젖, 그리고 허벅지다.
아홉째로 세 가지가 가늘어야 한다. 손가락과 목, 그리고 콧날이다.
열번째로 세 가지가 작아야 한다. 젖꼭지와 코, 그리고 머리통이다.
저 조건을 다 충족시킬 만큼 완벽한 미인은 지구상에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저런 미인조건이란 희망사항일 뿐이다. 기실 저런 조건을 다 갖춘 미인이 있다고 가정할 경우 과연 누가 그 미인을 얻을 수 있으며 그 아름다움을 견지해 살 수 있을 것인가 의문이다. 아마도 미인조건을 유지하기 위해 다른 일은 할 여지가 없을 것이며 그 조건들을 훼손할까 두려워 전전긍긍할 것이다.
그리고 너무나 완벽한 미인에 대한 시기질투를 감당하기 고통스러울 것이며 그 미인은 허구한 날 구경거리에다 관심의 대상이 되어 사생활이나 자유가 없는 생활을 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사는 재미가 없고 고독할 것이다.
그렇게 산다면 미인으로 사는 게 지옥일 것이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어야지 구경거리처럼 살아서야 사는 게 고통일 뿐이다.
세상 이치가 저러해서 좋은 것이라고 턱없이 욕심을 부려 다 갖추고 누리면 오히려 불행해질 수 있다는 진실을 주목해야 된다. 그러므로 미인도 저 조건들 중에서 단 몇 가지만 가지고 있다 해도 그 수준의 미인으로 만족하고 살면 미인인 것이다. 세상에는 눈이 아름다운 미인도 있고 살결이 백설 같은 피부미인도 있으며 얼굴은 평범해도 몸매가 아름다운 미인도 있다.
엉덩이가 뇌쇄적일 만큼 섹시한 미인은 다른 아름다움이 없어도 능히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자신이 어떤 미인조건을 가지고 있는가를 알고 자긍심을 가져야 한다.
그런데 저런 전통적인 미인관이 지금에 와서 상당히 바뀌었다. 미인과 대등한 매력을 가진 잘난 여인들이 너무 많아 미인 소리가 절로 나오게 된 것이다. 여성 활동인구가 급격히 늘어나 햇빛을 보지 못하던 재능이 드러나 성과 상관없이 아름다운 모습으로 돋보이는 것이다. 그런 신여성 미인은 마음씨가 고운 여인, 팔등신 모델, 전문변호사, 중장비기사 등 그 모습이 아름다운 미인이 많다. 생활의 달인인 여성들을 보노라면 그 모습이 아름다운 게 미인의 매력 못지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