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토트넘), 기성용(뉴캐슬) 등 간판스타들이 없어 다소 허전할 줄 알았던 국가대표팀의 2018년 마지막 A매치가 '새 얼굴'의 등장으로 다채로워졌다.
호주 브리즈번에서 열린 17일 호주(1-1 무), 20일 우즈베키스탄(4-0)과의 A매치는 파울루 벤투 감독에게 도전의 장이었다.
부임 이후 9, 10월 안방 팬들의 압도적인 응원 속에 평가전을 이어온 것과 달리 처음으로, 그것도 꽤 먼 호주까지 왔다.
게다가 흔한 표현으로 '차·포를 떼고' 오면서 '플랜 B'를 내놔야 하는 상황이었다.
벤투 감독은 과거 대표팀에 몸담았다가 자리를 비웠던 이청용(보훔),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등 베테랑과 더불어 어린 선수들을 다수 불러들였다.
그 중심을 이룬 게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다녀온 선수들이다.
이미 벤투 감독의 중용 속에 두각을 나타내며 주축 급으로 올라선 미드필더 황인범(대전), 중앙 수비진 주전급인 김민재(전북) 외에도 여러 선수가 기회를 얻었다.
올해 K리그2 득점왕인 나상호(광주)는 호주전 후반 교체 투입에 이어 우즈베크전에선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이름을 알렸다.
0월 A매치 때 처음으로 소집은 됐으나 경기엔 나서지 못했던 미드필더 이진현은 이달 두 경기 모두 후반 교체로 나서 귀중한 경험을 쌓고 돌아갔다.
어린 시절 유럽 무대에 진출하며 기대를 모은 김정민(리퍼링), 올해 K리그1 경남FC의 '승격팀 돌풍'의 핵으로 꼽히는 수비수 박지수도 호주에서 성인 대표로 첫발을 뗐다.
벤투 감독의 이런 행보는 당장의 공백을 메우는 것에 더해 어린 선수들이 선배들과 대표팀 생활을 경험하며 '미래 자원'을 쌓아가는 효과를 낸다.
벤투 감독은 호주와의 경기 이전부터 "처음 국가대표로 소집된 선수들이 우리에겐 중요하다. 훈련에만 참여하더라도 그런 선수들을 최대한 많이 보면서 기량을 파악하고, 미래에 더 많은 옵션을 갖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번 대표팀은 이용(전북), 이청용 등 월드컵 본선 등 경험이 많은 선배들, 아시안게임 와일드카드로 후배들과 함께한 조현우, 황의조를 비롯한 20대 중후반 선수들, 여기에 신예급까지 다양하게 조화를 이뤘다.
자연스럽게 세대교체가 가능한 환경이다.
어린 선수들은 이런 기회를 통해 가장 큰 무대에서 서로의 성장을 지켜보는 것 자체로도 자극제가 된다는 반응이다.
황인범은 "A대표팀에서 기회를 얻는 게 어려운데, 운 좋게 많이 받고 있다. 원래 국가대표이던 (김)민재나 (황)희찬이는 물론, (나)상호나 (김)정민이 등도 경기에 나오면서 저에게도 좋은 모습을 계속 보여야겠다는 동기부여가 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