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도 스포츠인 이상 이기거나 지는 결과는 필연적인 것이다. 내기 없는 골프는 반찬없이 맨밥 먹는 것과 같다고 내기 애호가들은 강변한다. 일단 내기를 했다면 이기는 것이 좋고 경우에 따라서는 또는 상대방에 따라서 꼭 이기고 싶을 때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골프는 전투와 매우 유사하다고 ‘손자병법 골프’에서 설명한 바 있다. 싸움은 월등한 기량이나 힘이 있다면 이길 가능성이 높지만,기량과 무기가 열세해도 전략전술로 이긴 경우는 인류 전쟁사를 살펴보면 수없이 많다.
이 경우 대부분 특별한 전략이나 전술이 있다.
손자병법에서는 이것을 전승5사(戰勝五事)라고 했다. 골프에서도 이기기 위한 필수조건과 전략들이 분명히 있다. 20개 요건을 간추려서 내기골프 필승20계(計)라고 이름붙여 봤다.
일단 승부가 시작되면 무자비할 정도로 수단 과방법을 가리지 말라. 단 노골적인 방해 등 비(非)매너 행위, 속임수, 룰 위반은 실격패 당할 수도 있다.
1. 함정 유인
지피지기는 백전백승. 자기에게 유리하고 상대에게는 불리한 코스로 유인하라. 상대방의 장점(장타나 정확성 등)을 무력화 할 수 있는 불리한 코스를 예약하라. 폭이 좁고 도그레그가 심한 코스, 울퉁불퉁 구겨진 페어웨이 또는 그린 난이도가 있는 코스로 안내하라. 아니면 홈 그라운드로 초청하되 밥을 산다고 미끼를 던져라.
2. 기상정보
라운드 며칠 전부터 골프장 일기예보를 홈페이지에서 찾아보고 인근 지역 날씨도 함께 살펴보며 알맞은 복장과 장비 등을 준비한다.
최첨단 소재의 얇고 가볍고 보온보냉이 뛰어난 기능성 복장 등. 기상은 제 실력 발휘에 큰 영향을 준다.
3. 보양보신
며칠동안 체력을 비축한다. 몸에 좋은 것만 먹고 피해야 할 음식은 피하라. 기분이 좋고 마음이 편하도록 신경 쓰이는 일은 의도적으로 멀리하라.
수능시험 결전을 앞둔 수험생의 마음을 가져라.
4. 유비무환
상비약, 영양제, 에너지 드링크 2~ 3개를 챙겨서 골프백에 넣어 두고 시합중 좀 지치고 집중이 안 될 때 복용한다. 이 정도는 도핑과 관련 없다. 최소한의 도움은 된다. 어느 약사는 감기라며 스스로 약을 지어 와서 먹으면서 항상 싱글을 친다.
5. 금욕금기
스포츠와 섹스의 상관관계에 대한 논란은 많지만 영향이 있다는 주장이 더 설득력이 있다. 특히 전날이나 당일 새벽은 잠만 충분히 자라.
의사는 섹스 인터벌을 40대는 4일, 50대는 5일, 60대는 6일이라고 한다. 개인의 징크스나 금기사항, 심리적으로 꺼리는 건 피하라. 양파 먹으면 양par를 한다거나, 당일 샤워 안 하기(헤저드), 수염 안 깎기(러프) 등은 심리안정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6. 과유불급
전날 연습은 가볍게, 30분 이내, 오전 중에만 연습이 아닌 몸풀기 정도로 하라.
오후 무리한 연습은 백해무익하다.
7. 1시간 원칙
반드시 1시간 전에 골프장에 도착한다. 천천히 식사를 하고 마음의 여유를 가진다. 골프장 내에 연습장이 있다면 20개 내외의 볼로 스윙감 살리기와 몸풀기를 한다.
8. 전투식량
식사는 고단백 고열량 메뉴로 적당량만 하되 짜고 매운 자극성을 피하라. 뇌의 예민성 집중력을 둔화시킬 수 있다. 커피도 마시며 몸과 마음을 안정 시킨다. 공복상태의 라운드는 파워가 떨어지게 되어 있다. 고열량 초콜렛은 비상용이다.
9. 그린정찰
골프장마다 그린의 스피드와 강도가 다르다. 롱펏 숏펏 내리막 오르막의 퍼팅 거리감을 적응시키고 그린의 소프트상태에 따라 러닝이나 띄우기 또는 혼합식 어프로치 전략을 수립한다.
10. 캐디포섭
캐디는 그 코스에 대한 전문가다.
캐디에게 정중한 인사로 접근하여 이미지를 좋게하고 파란 지폐 한 장으로 특별히 챙겨 줄 것을 부탁하라. 최소한 2~3점은 득을 볼 것이다.
가끔 상대방의 거리를 엉터리로 불러주기도 할 것이다.
상대방 이 외의 동반자도 우군으로 삼도록 노력하라. 전쟁에서도 인접 우방국은 든든한 힘이 된다.
<다음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