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현지시간) 별세한 조지 H.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교외 텍사스 A&M 대학의 조지 H.W. 부시 도서관·기념관 내 장지에 안장(安葬)됐다.
미국의 41대 대통령이자 냉전을 종식하고 동서화합의 초석을 닦은 위대한 정치가로 기억되는 부시 전 대통령은 올해 먼저 별세한 부인 바버라 부시 여사와 세 살 때 세상을 떠난 딸 로빈의 곁에서 영면했다.
텍사스 A&M 대학은 “부시 가족의 안장식이 끝났다. 부시 전 대통령의 관이 편안하게 안장됐다”라고 밝혔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부시 가족 대변인 짐 맥그래스는 “아들인 조지 W.부시 전 대통령과 친척들이 안장식을 마치고 떠났다”라고 말했다.
부시 전 대통령의 관은 2100명의 사관 후보생이 도열해 마지막 길을 엄숙하게 배웅한 가운데 특별 기관차에서 내려 장지로 옮겨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부시 전 대통령의 안장식에 맞춰 “그는 멋진 분이자, 사랑받는 미국의 애국자였다. 그를 떠나보내는 장례는 아름다운 헌사였다”라고 말했다.
부시 전 대통령이 2차대전 당시 최연소 뇌격기 조종사로 헌신한 해군은 마지막 길에 예를 갖추는 저공비행을 하고 예포를 발사했다.
앞서 이날 부시 전 대통령의 장례식은 고인의 정치적 고향이자 퇴임 이후 25년을 보낸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엄수됐다.
전날 워싱턴 국립성당에서 열린 국장(國葬)에 이어 이날에는 휴스턴의 세인트 마틴 성공회 교회에서도 국장이 거행됐다.
부시 전 대통령의 시신은 전날 워싱턴 장례식이 끝난 뒤 ‘스페셜 에어 미션 41’로 명명된 ‘에어포스원’에 실려 휴스턴으로 돌아와 세인트 마틴 교회에 안치됐다.
이날 장례식에서는 텍사스주 휴스턴 성공회의 러셀 레벤슨 신부가 설교자로 나섰으며 부시 전 대통령의 오랜 친구이자 부시 내각에서 국무장관을 지낸 제임스 베이커와 고인의 손자인 조지 P. 부시가 추도사를 통해 고인을 기렸다.
장지로 향하는 고인의 마지막 길은 철도회사 유니언 퍼시픽이 2005년 부시 전 대통령을 위해 만든 ‘4141호’기관차가 배웅했다. ‘4141’이라는 이름은 41대 대통령인 그를 위해 붙여졌다.
이 기차는 부시 전 대통령의 재직 당시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과 같은 푸른색으로 도색됐다.
어릴 때부터 기차 여행을 즐겼던 부시 전 대통령은 생전 이 열차를 ‘철도의 에어포스원’이라고 불렀다고 AP는 전했다.
AP에 따르면 장례 기차가 사용된 것은 미국 역사상 여덟 번째이며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전 대통령 이후로는 49년만이다.
당시 아이젠하워의 시신은 1969년 워싱턴 국립성당에서 장례식이 끝난 뒤 고향인 캔자스주 애빌린까지 7개 주(州)를 이동했다. 장례 기차 사용은 1865년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 장례식 때가 처음이었다.
4141호 열차는 휴스턴 교외에서 약 70여 마일(113㎞)을 달려 장지인 텍사스 A&M 대학의 조지 H.W. 부시 도서관·기념관 인근 기차역으로 향했다.
기관차가 지나는 행렬에 수천 명의 시민이 모여 고인을 배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