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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국장 냄새가 싫어서 도망가고 싶어요”

힘내라 대한민국! - 7. 함께가자 다문화 최중탁(본지 부사장 / CEO. (주)APO Korea)
다문화주의란 동일 사회공간 내에서 다수화의 공존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가치를 뜻하며 이런 공동체가 다문화사회다.

인류문명이 발달하고 민족과 국가간의 교류가 용이 빈번해지면서 지구는 하나의 마을 ‘지구촌’이나 인류공동체라고 불려지게 되었다.

따라서 각국들은 상호의존적 위치가 되었고 이웃 국가들과 서로 협력없이는 자국의 번영을 기대할 수 없게 되었다. 그 동안 우리나라는 순수혈통의 단일민족 국가 단일문화를 자랑으로 삼아 왔었다.

그러나 40여 년 전부터 출산율 감소로 인구 증가는 정체되고 노령화는 가속되었다. 남아선호사상으로 남녀성비 불균형도 심해졌다.

특히 1980년대 후반부터 산업계에서는 소위 3D업종 중심의 부족한 노동력 해소를 위해 외국근로자들을 대량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많은 내국인들도 유학 사업 관광 목적으로 해외로 나가서 거주하고, 혼기를 놓친 남성들은 어쩔 수 없이 다른 민족 다른 인종들을 배필로 맞으면서 국제결혼이 급증하게 되었다.

이제 우리도 유럽이나 미국처럼  다문화사회로 변모해 가고 있다. 우리는 순수혈통 단일문화를 포기하는 대신 이웃문화를 수용 공존함으로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며 국가발전과 사회번영을 누리게 된 셈이다.

KOSIS(국가통계포탈)에 의하면 2017년 현재 다문화 가구수는 총 3만8917 가구에 다문화 가구원(인구)은 96만3801명이다. 2017년 한 해 동안 국제결혼은 외국인 아내 1만4869 명, 외국인 남편 5966 명으로 2010년을 정점으로 감소하다가 최근 3년간 증감폭이 안정추세라고 한다. 다문화 학생 수는12만2212 명(초등생 9만3027명)으로 전체 학생수의 2.2%나 되고 매년 13~15%씩 증가추세다.

서로 다른 문화가 공존을 시도할 때는 서로 마찰이 생기고 타문화에 대한 거부감이 나타나는 문제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이에 대한 사전대비나 사회 정책적인 관리가 반드시 필요하다.

국제결혼 자녀들의 17.6%가 외모차이 언어미숙으로 학교생활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한다(2016 교육부 자료).

한국말이 서툰 부모 때문에 언어장애 학습부진아가 되거나 친구들로부터 소외되기가 쉽다. 나이 어린 동남아 출신 결혼이주여성들과 나이 많은 한국남성들간의 세대차이나, 특히 가족간 문화적 충돌 등으로 파경비율이 높은 편이다.

근로현장에서는 이주근로자 차별대우와 정주자(定主者)들의 편견도 심하다. 산재위험이 높은 3D업종의 근무환경, 노동시간에 비해 저임금으로 이들은 중하위 소득계층에 속한다. 임금체불이나 고용주의 횡포에도 시달린다.

다문화 선진국들에 비해 우리나라는 다문화 역사가 30여년 밖에 안 되어 확고한 관련정책 없이 아직도 입안단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2005년 처음 정책기본방향 및 추진체계를 논의했고, 이듬해 ‘결혼이민자 지원종합대책’을 수립해서 매 5년 단위로 외국인 정책을 조정하도록 법제화 했다. 이런 정책은 필히 지자체와 교육청이 중심이 되어 긴밀한 공조하에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추진해야 한다.

다문화 교육은 유치원 아동에서 대학생 성인까지, 이주민과 정주민 모두를 대상으로, 또 학교 전학생을 상대로 다문화에 대한 감수성(感受性)을 길러줘야 조화로운 공동체가 형성될 수 있다.

공존하고 있는 현실에서 다문화를 상호 이해하고 존중하는 관용정신,사회구성원 으로서의 필요한 역할인식과 공동체의식 교육이 그 핵심이 되어야 한다.

소수자에 대한 편견(피부색, 문화)이나 배타적의식을 버리고 ‘개방적 시민의식’의 함양이 중요하다. 이주자들이 반드시 한국인으로서의 삶의 가치를 느끼도록 교육목표로 삼아야 한다.

대표적 선진 다문화국가인 미국 캐나다의 경험과 정책관련 법규와 제도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다문화 교육이 국어와 한국문화의 일방적 주입식 학습에 초점을 맞춘다거나, 다문화 축제나 이벤트에서 그 나라의 음식이나 의상만을 선보인다면 효과가 제한적이다.

우선 부모에 대한 언어교육이 선행되어야만 자녀들의 학교생활 적응이나 따돌림의 문제해결이 쉬워지고 성공적으로 교육목표를 달성 할 수 있다.

이주민과 정주민, 1세대와 2세대를 구분해 맞춤식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담당자나 교사의 전문성을 배양하기 위한 다문화 관련 특별연수교육도 필요하다.

영화 방송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하면 교육효과가 더 극대화 될 수도 있다. 케이블 방송 다문화 TV가 있고, EBS 1TV의 ‘다문화 고부열전’(2013.10.18.부터 방영)은 고부간 문화적 충돌과 그 갈등해결의 실마리를 찾아 주는 좋은 프로다.

올해 4월 개봉한 영화 ‘덕구’는 다문화가정에서 홀로 남겨진 손자를 돌보는 내용으로 잔잔한 감동을 준다. 다문화 사회에서 발생된 어려움을 수용하고 묵묵히 치유노력을 하는 올바른 정주민의 모습을 그린 영화다.

국회가 소수자를 대변할 다문화 출신 국회의원(李 자스민, 19대 전새누리당)을 뽑았던 것도 다문화정책에 대한 정치적 청신호라고 평가된다.

피부색이 다르고 말이 어눌하지만, 엄연한 우리나라 가정의 안주인, 한 남성의 지어미, 꿈나무들의 엄마로 인정하려는 자세가 절대 중요하다.

한 TV 토크쇼 프로에서 국제결혼 4년차의 젊은 필리핀 출신 며느리가 “어머님이 김치 고추장 없이 어떻게 밥을 먹느냐고 구박하시고,청국장이 얼마나 구수한데 왜 안 먹느냐고 야단치지만, 저는 매운 거 먹으면 배가 아파요. 청국장냄새가 너무 싫어서 도망가 버리고 싶어요”라며 눈물을 글썽거렸다.

그들의 문화를 존중하려면 그들의 입맛도 존중해야 한다.

청국장 싫어하는 우리나라 젊은 여성들도 많지 않은가.

서로 이해하고 존중, 양보하면서 살다보면 청국장이 싫어서 집나갔던 며느리 청국장 냄새에 다시 돌아올 날도 반드시 있을 것이다.

함께하는 다문화! 힘내라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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