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명 의원 중 절반에 가까운 9명이 집단탈당하고 당권 주자 2명이 중도 하차한 가운데 6일 열린 바른정당 전당대회 TV토론은 말 그대로 맥빠진 분위기에 진행됐다.
분당이라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전대는 예정대로 치르겠다며 TV토론회에 나선 유승민<사진>, 박유근, 하태경, 정문헌(기호순) 등 4명의 후보는 9명의 탈당으로 당이 최대 위기에 처했다고 진단하면서도 자유한국당은 결코 보수통합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한목소리로 주장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지상파 방송 3사 초청토론회에서 당의 교섭단체 붕괴에 따른 향후의 대책과 내년 6월 지방선거 전략, 국민의당과의 정책·선거연대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이들은 우선 집단탈당을 선언한 동료의원 9명에 대해 섭섭함을 표하면서 사실상 이들을 ‘흡수통합’한 한국당에 정면으로 화살을 겨누는 모습이었다.
이날 오전 돌연 후보직을 사퇴한 박인숙·정운천 후보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삼갔다. 유승민 후보는 “아홉 분이 탈당하고 11명이 남았다. 나머지 분들의 마음이 흔들린다는 소리도 들린다”고 걱정하면서 “남아서 죽기 살기로 해보겠다. 다음 선거에서 누가 개혁보수의 가치를 지켰는지 꼭 판단을 해달라”고 호소했다.
유 후보는 박유근 후보가 “이번 탈당 사태의 90%의 책임은 유 의원에게 있다는 말이 있다”고 지적한 데 대해선 “많은 책임을 느낀다”면서도 “이것을 고집이라고 하는 데 제가 소신을 안 지키고 무너지는 사람이었다면 이미 한국당에 기어들어갔을 것”이라고 받아넘겼다.
하태경 후보는 “지금 보수통합은 수구통합에 불과하다”며 “보수의 교체가 시대정신이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제1야당을 교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지금 이렇게 한국당에 다 투항해버리면 보수의 재집권은 영구 불능 상태가 된다”며 “당 의원 수가 줄었지만, 일당백으로 보수의 새로운 기적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정문헌 후보는 “창당 정신을 잊지 말고 하나로 뭉치자”고 당부했고, 박유근 후보는 “저만의 21가지 대안으로 보수개혁을 이루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한국당의 박근혜 전 대통령의 출당 조치를 두고는 “혁신은 말도 안 된다”(박유근), “한마디로 쇼다”(정문헌), “똥차 지나가고 손 흔드는 격이다”는 등의 강한 비판이 잇따랐다.
강현주 기자 oldage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