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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외교안보계 새해 북핵 협상 전망 ‘불확실’

CFR 설문 “협상 붕괴로 긴장 재연 50대 50”… 스트랫포 “돌파·실패 오갈 것” 1년전 ‘무력충돌’ 전망은 뚜렷이 감소했으나 긴장 재연 불안감은 여전히 상존
“2019 북미 협상, 돌파와 실패 오갈 것”(스트랫포) “비핵화 협상의 붕괴에 따른 한반도 긴장 재연 가능성 50%”(미국외교협회)
 지난해 말 새해 전망 때 북한과 미국 간 군사충돌 위험을 공통으로 지목했던 스트랫포와 미국 외교협회(CFR)가 최근 내놓은 새해 전망에선 1년 전과 달리 ‘과감한’ 예상보다는 대체로 ‘불확실하다’는 입장을 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의 비핵화 협상 성공 가능성에 대해 외교안보 전문가들 사이에선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그러나 어느 한쪽으로 방점을 찍지 않고 신중한 입장을 취하는 것은 올해 문재인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3자가 펼쳐낸 예상치 못한 외교 드라마의 경험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CFR이 17일 내놓은 새해 외교안보 분야 전망인 ‘예방 우선순위 설문 조사’ 결과는 미국 정부와 외교 전문가, 학계 인사 6천 명에게 설문을 보내 응답한 약 500명의 의견을 종합한 것이다.

이들의 응답을 미국 이익에 미치는 충격 강도와 일어날 가능성 등 2가지 측면에서 분류한 결과에 따르면, ‘한반도 긴장 재연’이 미국의 핵심 기간망에 대한 사이버 공격, 미국이나 미국 동맹국과 이란 간 무력 충돌,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동남아 국가 간 무력충돌, 미국 본토나 동맹조약국에 대한 대량살상 테러 공격 등과 함께 예방 우선순위 1군에 포함됐다.

‘한반도 긴장 재연’은 충격 강도에선 ‘고(high)’ 일어날 가능성에선 ‘중간(moderate)’으로 예상됐다. CFR은 일어날 가능성을 고, 중, 저로 나누고 ‘중’에 대해선 “50대 50(even)”이라고 설명했다.

CFR은 “한반도의 경우, 올해 최대의 우려는 미국이 북한의 핵무기와 미시일 프로그램 때문에 북한과 전쟁을 벌일 것이라는 것이었는데, 그런 전망은 뚜렷하게 감소했으나 현재 진행 중인 비핵화 노력이 실패하면 긴장이 다시 고조될 수 있다는 불안감은 여전하다”고 설명했다.

CFR은 미국 정부가 새해 예방 노력을 우선 집중해야 할 국제적 위기 사건들을 가려내기 위해 각종 소셜 미디어를 통해 수집한 1천여건의 사안 중 30여건을 선정해 전문가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벌였다.

미국과 러시아 간 갈등, 미국과 중국 간 ‘신냉전’ 등 초강대국들 간 지정학적 경쟁이 격렬하게 돌아왔다는 관측이 많지만, 실제 미국과 중국, 미국과 러시아 간 무력충돌을 비롯한 직접적인 위기 발생 전망은 그 가능성이 없거나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CFR에 앞서 외교안보 분석 업체 스트랫포도 최근 새해 세계 정세 전망 보고서에서 북핵 문제에 대해 “전반적으로, 새해 내내 (협상의) 돌파와 실패를 오가면서, 북한은 새해 말에도 핵 프로그램의 많은 부분을 계속 보유하고 있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스트랫포는 북미 간 공공연한 전쟁에 따른 위험성을 고려하면, 양측 모두 “일부러” 대화를 파탄 내려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봤다.
그러나 “조심스럽게 미국에 구체적인 약속을 내놓되 제재완화나 평화체제 면에서 구체적인 진전을 미국으로부터 기대할” 북한과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대열을 단속”하려는 미국 사이에 접점을 찾기 쉽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새해 시작될 미국의 2020 대선 경쟁도 새로운 변수로 지목했다.
            조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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