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예산 배정·문화재 지정 과정 진상 밝혀야, 상임위 소집 요구
박지원, “토지 등 20곳 매수, 합목적적이라도 과정과 절차 정당해야”
여야는 18일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의원의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을 둘러싸고 정면충돌했다.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야당은 손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와 고등학교 동창이라는 점을 거론, 권력형 비리 가능성을 쟁점화한 데 이어 문 대통령의 해명과 사과까지 요구하고 나섰다.
손혜원 의원 투기 의혹을 놓고 여야 간 공방에 불이 붙는 모양새다.
특히 민주당이 전날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해 재판 청탁 의혹을 받는 서영교 의원에 대해선 원내수석부대표 사퇴 의사를 수용한 반면, 손 의원 문제는 투기 의도가 없었다며 별도 조치를 유보, 논란은 오히려 커지는 상황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손 의원에 대해서도 추가 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감싸기’비판을 일축하는 한편 야당의 무차별적 정치공세에 단호히 방어막을 쳤다.
민주당 핵심 당직자는 “투기 의혹 문제에 대해선 자체 조사를 통해 충분히 해명을 들었고, 손 의원의 문화재 사랑이라는 선의까지 훼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판단”이라며 “공직자로서 문제 소지가 있는 이해충돌 가능성에 대해선 당 차원에서 추가 조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직자는 “당에서 면죄부를 준 것이 아니다. 계속 조사해 입장을 결정할 것”이라며 “모두 다 정당했다고 이야기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니 그런 부분에 대해선 조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투기하고 싶었으면 서울 강남에 해야지 목포에 했겠느냐”고 말하고 “우리도 알아볼 만큼 알아보고 투기는 아니라고 결론내린 것이다. 개인에 대한 이런 견디기 힘든 융단폭격식 공격은 문제가 있지 않냐”라고 덧붙였다.
손 의원 본인은 페이스북을 통해 의혹을 보도한 언론사와 그 배후로 지목한 관계단체들이 검찰 조사에 응하는 것을 전제로 들며 “(검찰수사를 의뢰하라는) 박지원 의원님 말씀대로 검찰수사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단, 서산온금지구 조선내화 부지 아파트 건설 관련 조합과 중흥건설이 같이 검찰조사에 응한다면”이라고 조건을 단 뒤 “SBS 취재팀도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시 말해 이번 의혹을 제기한 언론사와, 의혹 제기의 배후에 있는 것으로 손 의원이 보고 있는 관련 단체들이 모두 검찰 조사에 응할 경우 수사를 의뢰할 용의가 있다는 것이다.
한국당을 비롯한 야당은 공세 수위를 한층 끌어올렸다. 문 대통령의 사과까지 거론하고 나섰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은 서영교 의원에 대해선 원내수석부대표를 면하는 징계를 했고, 손 의원에 대해선 아무 조치를 하고 있지 않다”며 “셀프 면죄부를 주는 여당의 결정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는 “손 의원이 정말 힘이 센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며 “지금은 예산 배정과 문화재 지정 과정에서 어떤 경위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진상을 밝히는 게 먼저다. 관련 상임위 소집을 요구한다”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등 관련 상임위 소집을 촉구했다.
정용기 정책위의장은 “김 여사도 아니고 문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손 의원에게 공천을 줬다”고 주장하고 “국회의원을 만들어준 사람이 이런 의혹에 휩싸였다면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해명하고 사과하고 후속 조치를 지시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손 의원과 서 의원 문제를 거론하며 “이분들이 최고 권력과 가까운 사람이라 이런 문제가 생기고, 그러니 당에서도 본인이 해명했으니 보류한다 이렇게 한 것 아니냐”면서 “국민은 당에서 왜 이런 결정을 했는지 청와대를 지켜볼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남 목포가 지역구로, 그동안 손 의원 의혹에 대해 “투기로 보지 않는다”며 우호적 입장을 보여온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도 비판에 가세했다.
박 의원은 평화방송 라디오에 출연, “손 의원이 부동산을 2채 사고 그 이상은 없는 것으로 알았는데, 지금 보면 토지 등 20곳을 샀다고 하고 일부 신문에는 15채, 16채 이렇게 있다고 한다”며 “그렇다고 하면 상당히 문제가 있다. 아무리 합목적적이라도 과정과 절차가 정당하지 않으면 있을 수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손 의원이 재산과 의원직도 걸겠다는데, 그러실 게 아니라 검찰에 스스로 수사 의뢰를 해서 의혹을 밝히는 게 바람직하다”면서 “손 의원이 문화재를 사랑해 그런 일을 했다고 하지만, 유명한 퀸 노래 ‘투 머치 러브 윌 킬 유(Too much love will kill you)’. 너무 사랑하면 당신을 죽이게 된다고 한다. 참 적당한 구절”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