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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행동이 나라를 망치는가

하림산책 - 박하림(수필가 / 전 (주) 휴비츠 고문)
일찍이 간디는 나라를 망하게 만드는 7가지 악을 이렇게 든 바 있었다. 
원칙이 없는 정치, 상도의가 없는 상업, 노동이 없는 부, 인격이 없는 지식, 인간미가 없는 과학, 양심을 버린 쾌락, 희생이 없는 신앙 등이다.
또 어떤 이는 다음과 같은 의식이나 행동들이 망국의 단초라고 했다. 

나라가 가난한데도 큰 것만 좋아하는 것  
우리나라는 큰 대大 자에 허발한다. 
국호부터 대한민국이고 교량은 대교이며 심지어 술까지도 대포다. 
아마도 반상飯床을 우리처럼 20첩 30첩 초호화판 대탁大卓으로 차려내는 나라는 세계적으로 없지 싶다.

저런 큰 것 선호경향은 허황된 허세와 맥리를 같이 하는 것으로 자칫 실속 없는 낭비를 낳고 겉만 번드르르한 명분에 천착하게 만든다. 

일본이 우리보다 훨씬 부자인데도 주택은 우리 것보다 더 작고 수수하다. 생활이 검소한 것이다.

지혜는 박약한데도 제 마음대로 하기를 좋아하는 것
모세가 하느님의 계시를 따라 이집트 종살이에서 이스라엘 백성을 구해 가나안복지로 향했을 때 군중은 불신앙과 어리석음으로 우중愚衆으로 변해 하느님으로부터 지혜를 받아 인도하는 모세의 말을 따르지 않았다. 

그 벌로 무려 40년간이나 고생길을 헤맸다. 지혜도 부족하면서 제멋대로 하기를 좋아함은 무질서요 무책임한 것이니 난장판을 만든다는 것이다. 

대중이 경거망동에 뇌화부동을 잘 해 우중이 되면 나라가 위태로워지는 건 여반장이다. 우리는 ‘바람’에 매우 약하다. 웰빙이라는 바람이 불었을 때 웰빙 식단대로 차려먹지 않으면 큰일이라도 날 것처럼 생난리를 쳤었다. 

지성인 세계도 마찬가지였다. 김대중 정부 초기에 정부가 불을 댕긴 창업 붐이 분 적이 있는데
경험은 물론 지식조차 부족한 창업자들이 대거 테헤란로로 몰려와 창업깃발을 내걸었다. 결국 일이년 사이에 수많은 창업자들이 거덜이 나서 쓰러졌다.

귀한 자와 천한 자 사이에 서로 마음을 통하지 못하는 것 
계층 간에 소통이 원할지 못하고 이해가 잘 안 되며 자주 갈등하면 단결이 안 되고 협동이 안 된다. 대립하여 충돌하면 국론이 나뉘고 평화가 깨지며 힘의 논리가 판을 치는 사회로 병들기 안성맞춤이다. 

아마도 21세기 민주사회 시대에 빈부 격차가 심하게 벌어져 갈등의 골이 깊이 패었는데 설상가상으로 계층 간에 대립을 일삼아 나라와 사회에 악영향을 끼쳤으며, 이념적 대립으로 지금까지 국토가 분단돼 대치하고 있는 나라가 우리 외에 또 없을 것이다. 

권력자들이 예의가 없고 아첨을 일삼으며 어진 이를 천히 여기고, 제멋대로 태만히 하기를 좋아하면서 백성을 부리는 것을 즐겨하는 것 
위정자들이 백성 위에 군림하기를 즐겨하고 힘으로 부릴 줄만 알지 인재를 발굴 영입해 지혜로운 위정에 힘쓰지 않음은 바로 망국의 길을 재촉하는 것이다.

 나라에는 변하지 않는 일정한 법이 없고 백성에게는 도리의 가르침이나 기강이 없어 그저 말 잘하는 것을 지혜로 삼고, 백성에게 각박하게 하는 것을 충성으로 삼으며 술과 놀이에 빠져 나라를 망각하고 전쟁을 좋아해 백성을 잊는 것은 곧 나라를 병들게 만들고 쇠퇴시켜 결국엔 망하게 만드는 것이다.

지금 정치인, 특히 국회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너무 커서 나라 장래가 우려스럽다. 

죄와 형벌은 엄숙하면서 축하나 상에는 태만한 것 
 반드시 죄를 공평하게 벌하는 것과 같이 공로를 표창하고 상을 주어야 국민이 법과 정부를 신뢰하고 정의를 사랑하며 준법정신을 함양하는데 신명을 낸다.
 

법질서가 문란하고 준수하지 않으면 공권력은 무력화되고 무질서가 판을 치며 사회는 혼란스러워진다. 축하나 상에 인색하고 태만하면 최선을 다하는 좋은 풍조가 죽으며 가치지향적인 희망을 불태우려하지 않는다. 신명나는 울력이 불가능하다.

남의 슬픔을 즐거워하고 남의 재난을 자신의 이익으로 여기는 것
남이라 함은 이웃이고 울력을 함께 하는 동료이며 선의의 경쟁자를 이르는 것인데 ‘승자가 모든 것을 차지한다.’는 경쟁원리를 신봉해 남의 재난까지도 자신의 이익으로 이용하는 것은 소탐대실이다. 현대사회는 독불장군은 절대로 존재할 수 없다.

협동의 미덕과 힘을 존중하고 입각해 일해야 한다. 
덕이 사람을 포용하기에 부족하고, 상은 선을 권장하기에 부족하며, 형벌은 비행을 방지하기에 부족하면 나라를 보위하기 어렵다.
사람이 사는 방법은 변해도 세상 돌아가는 이치는 예나 다름이 없는 것이니 저런 금기를 경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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