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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올림픽1년 ‘빛과 그림자’

최다 메달 등 '성공적' 평가, 이후 선수 폭행·팀워크 논란·지도자 전횡 등 그늘 속속 드러나
평창 올림픽 남북 동시 입장
30년 만의 안방 올림픽이었던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성화가 불타오른 지 1년이 됐다. 지난해 2월 9일부터 25일까지 강원도 평창과 강릉, 정선 일원에서 열린 평창올림픽은 대회 운영과 흥행, 성적 등 여러 가지 면에서 합격점을 받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개회식에서 손을 맞잡은 남북이나 불모지에서 일궈낸 값진 메달 등은 뭉클한 감동도 연출했다.
그러나 올림픽 이후 1년이 지나는 동안 '올림픽 성공 개최' 뒤에서 곪아왔던 곳들이 하나둘씩 터지며 평창 올림픽의 유산에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평화' 메시지 전한 감동 올림픽, 역대 최다 메달 획득
92개국 2천920명의 선수가 출전해 17일간 열전을 펼친 평창올림픽은 개막 전 제기됐던 흥행이나 추위 등에 대한 우려를 씻어내고 국내외에서 호평을 받았다.
국민의 대부분이 평창 올림픽이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외신 등도 아낌없이 성공적이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무엇보다 대회 직전 결정된 북한의 참가와 남북 공동 입장,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구성은 올림픽을 통한 평화 메시지를 전 세계에 전파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성적도 합격점이었다. 우리나라는 금메달 5개, 은메달 8개, 동메달 4개 등 총 17개의 메달을 목에 걸어 아시아 국가 중 가장 높은 종합 7위를 차지했다. 2010 밴쿠버 대회(14개)를 넘는 최다 메달이다.

무엇보다 그동안 빙상 종목에만 편중됐던 메달이 여러 종목에서 골고루 나왔다는 점과 불모지에서 수확한 값진 메달들이 색깔과 관계없이 감동을 줬다는 점이 고무적이었다.

왕따 주행부터 체육계 미투, 컬링 전횡도
그러나 평창 올림픽의 성화가 꺼진 지 얼마 되지 않아 올림픽의 그림자가 속속 드러나기 시작했다.
잡음은 폐막 전부터 터져 나왔다.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팀추월 종목에서 선수들이 서로 멀찌감치 떨어진 채 골인하는 모습이 팀워크 논란을 불러왔다.
수십만 명이 참여한 국민청원으로 이어진 팀추월 왕따 주행 논란은 빙상계 폐해를 고스란히 드러내며 대한빙상경기연맹에 대한 문화체육관광부의 특별감사와 관리단체 지정으로까지 이어졌다.

올림픽 전 불거진 조재범 전 쇼트트랙 대표팀 코치의 심석희 폭행 논란도 올림픽 이후 일파만파 커졌다.
문체부가 감사 이후 조 전 코치를 고발하면서 폭행 재판이 진행되던 도중 심석희는 조 전 코치에게 미성년 시절부터 상습 성폭행까지 당했다고 폭로했다.

심석희의 폭로는 '체육계 미투'로 이어지며 엘리트 체육 시스템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을 불러왔다.
'영미' 열풍을 일으켰던 컬링도 끝이 좋지 않았다.

감동의 올림픽 은메달을 목에 건 여자컬링 대표팀 '팀 킴'은 김경두 전 대한컬링경기연맹 부회장과 김민정 감독 등 팀 지도자들로부터 부당한 처우를 받았다고 폭로했다.

선수들의 폭로는 합동 감사로 이어졌고, 김 전 부회장은 감사 도중 사퇴했다.
올림픽을 앞두고 귀화해 태극마크를 단 선수들이 올림픽 이후 국적을 포기하는 일도 잇따랐다.

바이애슬론과 아이스하키 등의 귀화 선수들이 대회 후 잇따라 한국을 떠났다.
피겨스케이팅 아이스댄스에서 민유라와 호흡을 맞춰 '아리랑'으로 감동을 줬던 알렉산더 겜린은 이후 후원금 등을 놓고 갈등을 빚으며 민유라와 갈라섰다.
기적 같은 메달을 수확했던 썰매 종목은 대회 후 훈련 장소가 여의치 않고 지원도 끊겼다며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했다.
    김성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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