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라운드를 하던 한 친구의 말이 기억난다.
2차 세계대전 주범 아돌프 히틀러가 골프광 이었다면 전쟁의 승패가 달라졌고 현대의 역사는 완전히 뒤바뀌었을 거라는 것. 골프와 전투는 같은 맥락에서 설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리가 있는 말이다. 히틀러의 몰락은 소련과의 겨울전선에서 시작되었다.
그가 겨울에도 라운드를 하는 골프광이 었더라면 겨울전술에도 능했을 것이고 혹독한 추위 때문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지지는 않았을 것이리라.
골프나 전투는 공히 기후변화에 철저히 대비하고 기후를 최대한 이용해야 이길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다. 히틀러는 소련의 겨울기후를 간과했고 겨울대비 장비나 훈련, 전술이 부족했다고 볼 수 있다. 소련은 이러한 독일군을 기후를 이용하여 패퇴시킨 셈이다.
골프가 정신수양(mental), 사교(social), 신체운동(physical) 세 가지 기능을 향상시키는 인류가 개발한 최고의 기능성 스포츠라고 본다면 추운 겨울일수록 야외운동은 더욱 필요하다고 하겠다.
겨울동안 열심히 연습하며 코스도 자주 나갔던 골퍼와, 겨울 내내 실내에서 웅크리고 동안거(冬安居)에 들어갔던 골퍼는 3, 4월 필드에서 만나보면 확연히 구분된다.
골프고수들은 다른 계절보다 겨울에 더 짜릿한 스릴과 재미를 느낀다. 얼어붙은 코스에서는 정교한 컨트롤샷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목표타수를 만들어냈을 때의 쾌감은 다른 계절보다 더 진하다. 골프공이 날아가는 에너지는 정확히 4가지 역학적 원리가 동시에 작용하여 발생하며 그 추진력으로 비거리가 생긴다.
1. 클럽 페이스 금속재질의 탄성에 의한 탄력, 소위 반발력
2. 클럽 샤프트의 탄성
3. 공의 고무재질과 내부구조(2 pc, 3 pc)에 의해 타구순간 공이 찌그러졌다가 복구되면서 발생하는 반발력
4. 다운스윙 스피드의 관성을 유지 또는 가속.
그러나 날씨가 추워지면 재질의 탄성이나 탄력이 감소되어 스윙스피드와 임팩파워가 떨어진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지면이 얼어있는 코스에서는 볼을 의도데로 보내기가 쉽지 않다. 겨울엔 런이 많아 비거리를 더 얻을 수 있지만, 언 땅에서는 디보트가 안 생기고 헤드가 튕겨 올라서 팔꿈치 엘보나 미끄럼 사고의 위험도 크다.
워밍업을 충분히 한후 티업하고 정확히 공만 임팩할 수 있게 헤드업에 절대 주의해야 한다. 스코어에 너무 집착 않는것도 좋다.
겨울골프의 기본적 기술은 찍지말고 쓸어치는 샷을 구사하고 3/4 스윙으로 탄도를 낮게 해서 많은 런으로 비거리를 늘린다. 공의 랜딩지점을 목표보다 10~ 30야드 앞에 잡고 경사에 따른 바운스 방향을 예측하여 히트 앤 런으로 온그린을 노려라.
그린은 얼지 않게 야간에 덮어놓고 아침에 벗겨 놓는다.
그러나 낮에 기온이 영하로 떨어진다면 그린은 다시 살짝 얼어서 볼은 랜딩 후 사정없이 굴러 그린오버 되기가 일쑤다.
어프로치는 띄우면 튕겨 오르고 러닝을 하면 콘크리트 위처럼 굴러간다. 따라서 정교한 스윙과 예리한 바운스방향 예측능력이 요구된다. 공도 얼어서 경직되고 탄성이 감소하므로 반드시 예비볼 한 개를 핫팩에 감싸서 주머니에 넣고 다니며 홀마다 바꿔서 사용하라.
샤프트가 얼면 사양데로의 탄성이 없다. 샷 하기 전 수건을 감고 아래위로 마찰하여 열을 발생시키면 탄성이 살아날 수 있다. 우드 페이스도 샷하기 전 수건으로 많이 마찰하여 사용하라.
겨울이 되면 해외투어 소위 해외전지훈련을 떠나기도 한다. 국내 골프장들은 냉동된 그린 이외에는 프르름이 없이 삭막하다. 날씨가 보장 안되고 골프비 이외 모든 비용이 비싼 제주도 보다, 저렴하고 색다른 문화의 동남아 열대지방 코스를 더 선호하는 것 같다.
그러나 5~10일 해외 전지훈련만 하고 채를 다시 봄까지 쳐박아 두는 것보다 국내 겨울코스에서 꾸준히 라운드하는 것이 실력향상에는 더 효과적이라고 본다.
세계를 제패한 징기스칸의 기마병들도 혹독한 추위에 잘 훈련된 겨울전사들이다. 그 어떤 기후나 지형에서도 성공적으로 전투를 수행했다.
골生골死 골프광들도 동계훈련을 많이하여 어떠한 여건 하에서도 그린을 정복 해낼 수 있어야 진정한 골프전사라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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