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경제야, 바보야! (It's economy, stupid!)”
이 유명한 말은 1992년 미국 42대 대통령 선거에서 빌 클린턴 아칸소 주지사가 현직 대통령 공화당 H. W. 부시에 맞서 민주당 클린턴 선거캠프의 정치참모 제임스 카빌이 만들어낸 선거운동 슬로건이었다.
당시 경기침체로 불만이 쌓인 미국인들의 원하는 바를 꿰뚫은 슬로건으로 클린턴의 승리에 크게 기여한 캐치프레이즈였다.
재임중 경제정책과 그 실적이 대통령의 지지율에 얼마나 중요한 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이와같이 민생이 국정의 최우선 과제라는 것은 어느 시대 어떤 국가에서도 통하는 통치원칙이다.
2003년 2월 취임당시 70%가 넘었던 노무현 전대통령의 지지율이 100일을 못 넘기고 50% 아래로 곤두박질 했었다. 당시에도 경제정책에 대한 비판이 주를 이루면서 지지율을 폭락 시켰었다.
문대통령도 취임 1년이 넘어선지 얼마 안 되었는데 지지율은 40%대로 떨어졌다. 이것 역시 경제문제, 국민들의 삶이 피폐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고 정부정책에 신뢰도가 낮아졌다.정부는 이런 경제상황을 매우 엄정하게 보고 있다”고 하면서도, “국민의 삶 속에 정부의 경제정책이 옳은 방향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체감토록 하겠다”며 효과없는 기존처방에 여전히 미련을 나타내서 국민들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우리 경제는 현재 끝없이 추락하는 역성장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주요 경제지표들은 IMF 외환위기 당시 수준으로 곤두박질했고 소비심리는 물론 기업들의 체감심리까지도 최악이다.
조선 자동차 등 전통 주력산업의 침체가 장기화 되고 최저임금 폭등, 밀어붙이기식 소득주도 성장정책의 역효과와 부작용들이 속출하고 있다.
수출효자이자 한국경제를 홀로 떠받치던 반도체 산업마져 이상징후가 나타나고 설비투자도 줄었다.
미국 등 선진국들의 경기호황에도 불구하고 한국만 역주행 중이다. 일본은 일자리가 넘쳐서 극심한 구인난에 처해있는데 우리는 뭔가 크게 잘못된 것 같다.
그런데도 정부는 여전히 북쪽만 바라 보는것 같다. 지나칠 정도로 남북문제에 몰입하는 것은, 자칭 ‘향후 20년 간의 정권재창출’을 위한 지지도 끌어 올리기에 남북문제 안보문제를 이용하고 있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물론 우리 민족의 궁극적 과제는 통일임이 틀림없다. 그러나 결코 남은 임기내 가시적 성과를 내려고 서두르거나 당장 먹고사는 문제에 우선할 수는 없는 이슈다.
그런데 통일 그 후에 넘어야 할 산을 생각이나 해보았는가. 남북간의 경제규모와 국민소득 격차는 60~80배로 추정된다. 인구차이까지 고려하면 남한인구 2인당 북한주민 1인을 먹여 살려야 하며 개인소득의 절반을 나눠줘야 비슷한 삶을 살 수 있다는 계산이 있다.
또 수 천 조원의 통일재정도 필요하다. 이 경우 우리는 50여 년 전의 빈국수준, 다같이 못사는 하향평준화가 되고 말것이다. 뿐만 아니라 남북 출신간의 정치적 지역적 갈등도 더 심화될 것임이 뻔하다.
이런 고통은 우리 차세대 또는 차차세대의 몫인데, 고소득 국가에서 태어나고 자란 우리 후세들이 이런 통일후의 삶을 과연 받아들이겠는가. 어느 경제학자가 말하는 국가부도 통일망국론은 추측이 아니라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될까 두렵다.
우리가 과거에 추진했던 경제건설로 국력과 국민생활 수준을 높이고 국방력을 강화시켜서 북한의 개혁개방을 유도하여 통일여건을 점진적으로 조성해 가는 전략이 최선임을 다시금 느끼게 한다.
경제발전은 곧 국가발전이다.
국가경제의 성장동력은 기업에서 찾아야 한다. 우리 경제의 견인차는 여전히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협업체제로 만들어 가는 제조산업발전과 기술개발, 해외시장 개척이 아니고 뭐란 말인가.
우리 경제를 선진국 반열에 끌어 올린 것도 친기업중심 정책의 결과물이었음을 아무도 부정 못한다. 기업을 키워야 일자리가 늘어나고 소득도 늘어난다. 친노동정책은 표를 확보하고 정권유지의 전략이 될수는 있으나 궁극적으로는 산업파괴 경제파탄의 지름길이 될 가능성이 크다. 키워 준 민노총의 무소불위 횡포를 보라.
효과가 없고 실패한 정책은 새로운 대안이나 처방을 제시하면 국민들은 다시 희망을 걸어 보게 되지만 그렇지 않으면 절망에 빠질 수 밖에 없다. 가계가 엉망인데 촛불혁명 적폐청산 남북화해 한반도 비핵화 이슈에 국민들의 관심은 과연 얼마나 될까.
거시적으로는 우리 경제가 탄탄하다고 보려는 정부의 시각은 지친 국민들에게 사슴을 보고 말이라고 가리키는 것과 같은 우매함을 스스로 드러낼 뿐이다.
틈만나면 ‘국민의 뜻’, ‘민심’이라는 단어를 들먹이며 목청을 높이는 정치인들과 집권여당 청와대 보좌관들은 민심의 현주소를 제대로 알고나 있는가.
국민들의 가려운 부분은 거기가 아닌데 어디를 긁어주고 있는가. 국민의 뜻을 모르는 무능한 지도자를 우리는 투표로 갈아 치웠었다.
김정은의 방남이 아니라, 경제야 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