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암을 경험한 사람들은 성공적인 치료 후에도 새로운 부위에 암세포가 또 자라는 ‘이차암’에 대한 염려가 큰 편이다.
이처럼 이차암이 생기는 이유는 아직 명확히 밝혀진 게 없다. 다만, 최근 들어 비만이 이차암 발병 위험을 최대 30∼40%가량 높이는 요인이라는 연구결과가 잇따라 나오면서 평상시 체중관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국립암센터 연구팀(이은숙·정소연·김영애)은 중앙암등록본부에 등록된 여성 암 경험자 14만6천377명을 대상으로 8년에 걸쳐 추적 조사한 결과, 처음 암 진단 당시 고도비만이었던 여성의 이차암 발생위험이 정상 체중에 견줘 32%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26일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암 의학’(Cancer Medicine) 최신호에 발표됐다.
연구팀은 처음 암으로 진단받기 전의 비만 여부가 일·이차암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 분석했다.
이 결과 체질량지수(BMI) 25 이상인 비만 여성의 일차암 발생률은 10만명당 232.7명꼴이었지만, 이차암 발생률은 이보다 2.5배 높은 10만명당 577.3명에 달했다.
특히 체질량지수가 30 이상인 고도 비만 여성은 정상 체중 여성보다 일차암과 이차암 발생률이 각각 20%, 32% 높은 것으로 추산됐다. 여러 암 중에서도 대장암의 경우 고도 비만이 이차암 위험을 2.3배 높이는 요인이었다.
비만이 일차암보다 이차암 발생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은 남성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
국립암센터·서울대병원 공동 연구팀이 암 경험 남성 23만9천615명을 8년간 추적 조사해 2016년 ‘미국 임상종양학회지’(Journal of Clinical Oncology)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고도비만 남성의 이차암 발생위험은 정상 체중보다 41%나 높았다.
또 같은 비만도라고 할지라도 암 경험 남성이 암을 경험하지 않은 남성보다 또 다른 암에 걸릴 위험이 더 컸다.
전문가들은 평상시 주기적인 건강검진 습관을 들여야 일차암은 물론이고 이차암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하지만 건강할 때 건강검진을 소홀히 하는 사람일수록 암 치료 후에도 건강검진을 게을리하는 편이다.
실제로 서울대병원·국립암센터 공동연구팀이 18세 이상 암 경험자 2천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건강검진으로 일차암을 발견한 암생존자(137명) 중 이차암 검진을 받는 비율은 50.4%(69명)에 달했지만, 증상을 느낀 후에 암을 발견한 암생존자(375명) 중에는 이런 비율이 32%(120명)에 머물렀다.
이은숙 국립암센터 원장은 “비만이 일차암은 물론이고, 이차암 발생에도 지속해서 영향을 미치는 사실이 여러 연구를 통해 확인된 만큼 평상시 올바른 생활습관과 체중관리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면서 “또 국가 차원에서는 의료진, 영양사, 운동처방사 등이 함께 참여하는 다학제적인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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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날 : [2019-02-11 17:14: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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