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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손 크루소(老 빈손 Cross)

두레박 - 김철준(본사 객원기자 / 칼럼니스트)
로빈손 크루소라 하면 대략 어떤 인물인지는 안다.
영국의 작가 다니엘 데포가 1719년에 간행한 소설속의 주인공 로빈손 크루우스 라는 소년이 가출하여 뱃사람이 돼서 항해 중 배가 난파된 후 무인도에 표류하면서 혼자 갖은 모험을 겪은 뒤에 돌아온다는 인물이다. 

즉 무인도에서 시설이나 삶의 기본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자급자족의 생활을 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을 경제적 합리주의의 정신으로 실천할 수 밖에 없는 생활을 한 사람으로 평가된다.

여기서 이 주인공의 이야길 하자는 것이 아니고 “로빈손 크루소”와  어휘가 비슷한 “老 빈손 Cross"라는 제하의 글을 쓰기 위해서다.

내용은 고령화 시대에 접어든 노인들이 준비 안 된 노후에 빈손이 되어 역경을 해메이면서 어려운 생활을 하고 계시는 상황을 설명해주는 줄임말로 이해하면 되겠다.

영어로 Cross란 단어는 희생의 뜻과 수난, 시련, 고난의 의미를 갖는다. 즉 고령화 시대로 노인이 되어 수입원은 없고 경제적 어려움에 빈털터리가 되어 온갖 생활의 어려움과 질병까지 겹치는 안타까움을 말하려 하는 것이다. 

노인이 되어 하소연도 가슴 터지는 억울함도 토해낼 곳이 없다. 외롭고 춥고 배고프고 안 아픈 곳 없는 육신하나 의지할 곳도 없다. 물론 대다수 어르신들은 여유 있고 자식 덕을 보는 경우도 있지만 상당수가 의지 할 곳 없이 하루하루 연명 하고 있는 절대 빈곤도 있다는 사실이다.

서양 철학자 페닌의 “노인은 하루하루가 길고, 일 년은 짧다”라는 시간 계념의 말과 같이 이들은 지루한 하루하루가 지옥일 것이다. 
우리 사회가 많이 좋아 졌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손볼 곳이 적지 않고 보이지 않는 오지나 돌봄이 없는 홀로 노인이 춥고 배고프고 질병에 시달리다 목숨을 다하는 안타까운 사연도 끊이질 않고 있다.

평균 기대 수명도 80이 넘었고 독거노인들도 절대적이다. 매년 자살 노인도 1만 명을 넘고 있다. 친척도 이웃도 가족도 나 몰라라 한다.
“몸이 굽으니 그림자도 굽는다”는 소크라 테스의 말과 같이 결국 자기 문제는 자기가 해결해야 한다는 결자해지가 아닐 수 없다.  문제는 이런 사회에 대해서 대책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은퇴예정자의 84%가 앞으로 월 생활비마련이 어렵다는 통계를 보고 이 분들도 “신판 노 빈손 크루스” 대열에 예비후보 가능성이 높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 ‘백세인생’이란 노래가 세상을 뒤집고 있다. 이 세상 소풍 끝내고 돌아가는데 미련 없는 삶은 그렇게 어렵기만 할까?

국민연금 연구원 보고서에 의하면 60세 이상 남자의 고소득자가 하위 저소득자보다 기대수명이 4년이나 길다고 했다.
이 모든 것은 경제적 빈곤이 얼마나 인간의 삶속에 깊은 연관이 있는지를 증명해주는 결과라 하겠다. 

나이 들어 경제적 빈곤은 고난의 삶이요 비극이고 사회악이다. 누구든 잘살고 여한 없는 평생의 삶을 바랄 것이다. 이제는 누구의 탓도 아니다. 자기 문제는 자기 스스로 미리부터 계획을 세우고 실천 한다면 나름대로 의미 있는 생활을 할 수가 있다. 

그러나 현실은 냉혹하다. 사람이 태어나서 우선 학교 졸업하기 까지 어려움과 취업문제가 가로막고, 어떻게 고비를 넘고 나면 결혼문제, 주택문제, 자녀문제 등 순서 없이 기다리고 있는 난관들이 즐비하다. 그렇게 현실에 급급하다보면 자기 장래를 위한 노후 문제들은 예외로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각자 젊어서부터 자기능력과 현실에 맞게 짜임새 있는 철저한 계획된 생활을 이어만 간다면 충분은 않더라도 지혜롭게 생활을 할 수 있는 기틀은 마련 할 수 있는 사회가 되었다. 노력은 위를 보고, 생활은 아래를 보고 욕심 없이 살아가는 방법을 바랄 뿐이다.

우리는 각자가 고귀한 생명을 위해 정성과 정열로 열심히 살아야 한다. 그것이 생명과 삶에 대한 의무가 되는 것이다. 
현재를 아끼고 사랑하고 충실하며 불평불만 줄이고 정성을 갖고 살아간다면 답은 나와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노후에 빈손 아닌 든든한 마지막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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