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죄란 마지막 남은 한 명이 진정으로 받아들이는 순간까지 계속돼야 합니다.”
1919년 4월 15일 일본 관헌의 만행에 20여명이 학살된 경기도 화성시 제암교회.
3·1운동과 제암리 학살사건 100주년을 맞아 일한친선선교협력회 일본 기독교인 17명으로 구성된 사죄단이 27일 오전 제암리 순국기념관을 찾았다.
이들은 선조들의 만행에 마음이 무거운 듯 기념관 입구에서부터 고개를 숙였다.
서울에서 일본인 개척교회 목사로 39년째 일본의 만행을 사죄하고 있다는 요시다 코조(76) 목사. 그는 순국기념비 앞에서 제암리 학살사건에 대해 신도들에게 설명했다.
이어 사죄 방문단을 이끌고 온 일본인 오야마 레이지(93) 목사의 대표기도가 이어졌다. 그는 “주여, 식민 통치 시절 일본 관헌들에 의해 가장 험한 사건이 일어난 곳이 이곳 제암교회였습니다. 당시 일본은 3·1운동에 참가했다는 이유로 주민들을 고문하고, 학살하고 교회를 불태웠습니다”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에 대한 쓴소리도 잊지 않았다.
그는 “일본 정치인들은 한 번도 사과하지 않고 있습니다. 나쁜 짓을 하면 사과를 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주여, 우리 일본인들을 용서해 주십시오”라고 말했다.
오야마 목사는 “지금 최악의 한일 관계가 호전될 수 있도록 인도해 주십시오. 하나님께서 계시지 않는다면 이룰 수 없습니다. (저희 사죄는) 작은 일이지만 주께서 저희를 사용해 주시고, 인도해 주소서. 아멘”이라고 기도를 마쳤다.
사죄 방문단은 바로 기념관 안으로 들어가 제암리 사건에 대한 17분짜리 동영상을 시청하고, 재건된 제암교회 예배당에서 강신범 제암교회 원로목사의 증언을 들었다.
일본인 사죄단은 “일본의 과거 침탈을 깊이 사죄합니다. ‘이젠 됐어요’라고 말씀하실 때까지 계속 사죄하겠습니다”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예배당 바닥에 엎드려 절하며 사죄했다.
오야마 목사는 “1967년 처음 사죄 방문한 이후 3·1운동과 4·15제암리 학살사건 100주년을 맞아 꼭 사죄하고 싶어 교인들과 다시 오게 됐다”며 “기독교인들의 사죄보다 중요한 건 일본 정부와 정치인들의 사죄인데 그들은 아무도 사죄하지 않고 있다. 바라는 점이 있다면 (우리처럼)사죄하는 일본인이 있다는 걸 (한국인들이)기억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일본 정부도 일 기독교계처럼 진심을 담은 사죄를 할 경우 우리 국민과 정부도 “이젠 됐다”하고 일본을 용서하고 새로운 역사를 위한 발걸음을 시작해야 할 시기라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강현주 기자oldage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