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아시아 최고의 축구 스타로 평가받으면서도 유독 국가대표팀에서는 기를 펴지 못하는 손흥민(27·토트넘)의 효과 극대화 방안은 2022 카타르 월드컵 예선 체제를 앞둔 대표팀에도 중요한 과제 중 하나다.
김판곤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은 지난달 27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결산 브리핑에서 “우리 핵심 선수들을 극대화하는 전술 운영을 했는지 돌아보면, 특정 선수가 소속팀이나 다른 대회에서 보인 장점을 잘 보이지 못했다는 점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예가 손흥민이었다.
손흥민은 아시안컵을 앞두고 소속팀에서 중추적 활약을 하며 가장 큰 관심을 받는 선수였지만, 무득점 속에 8강 탈락을 막지 못했다.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차출 이후 소속팀과 협회의 합의에 따라 그는 아시안컵 조별리그 3차전부터 합류했는데, 아랍에미리트(UAE) 도착 이틀 만에 중국을 상대로 선발 출격해 풀타임 가까이 소화하며 의견이 분분했다.
중국전 이후 엿새의 휴식이 있었지만, 단판 승부에서 그의 활약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결국 그때 무리했던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김 위원장은 “파울루 벤투 감독과 이 부분을 얘기했다. 휴식을 줄 수 있지 않았냐고 물었는데, 손흥민의 컨디션이 좋았고 이후 충분한 시간이 있어서 둔 것이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6일을 쉰 뒤 경기력이 좋지 않은 건 피지컬 코치도 ‘미스터리’라고 하더라. 선수마다 경기와 회복을 반복하며 컨디션을 유지하는 타입과 푹 쉬어야 하는 타입이 있는데, 손흥민은 전자 쪽이 아닌가 하는 평가가 나왔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선수와 감독이 대화를 통해 결정한 것인데, 그런 부분이 이슈가 되면서 모두에게 부담이 됐다”면서 “조금 더 과학적, 심리적으로 접근하면서 신뢰하고 기다려주는 게 맞다고 본다”는 견해를 밝혔다.
김 위원장은 손흥민이 대표팀에 오면 부담감을 갖는 것 같다는 의견도 밝히며 장점을 살릴 수 있도록 돕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손흥민의 장점은 정확하고 강한 슈팅, 침투다. 대표팀에선 어떤 요인인지 모르겠지만, 열려 있을 때도 자꾸 다른 선수에게 준다”면서 “감독도 인식하고 아쉬워하는 부분인데, 저희가 미팅 등을 통해 잘 돕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황의조(감바 오사카)의 경우도, 주변 선수들이 너무 내려가 볼을 받으면서 고립되는 현상이 있었다”면서 “일시적인 현상으로도 볼 수 있지만, 선수들의 장점을 살리는 전술적 시도는 일부러라도 있었으면 좋겠다고 벤투 감독에게 얘기했다”고 덧붙였다.
김성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