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 프로골퍼, 아마추어 골퍼가 라운드 도중 카트가 전복되어 별로 깊지도 않은 해져드에 빠졌다. 구조를 했는데 목사와 프로골퍼는 익사했고 아마추어 골퍼만 살아 나왔다. 사고원인을 분석한 경찰의 발표는 황당해 보였지만 골프를 치는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은 교대로 운전하며 라운드를 했었는데 그 홀에서는 목사가 운전대를 잡았었다고 한다. 그는 항상 머리숙여 기도를 하는 습관 때문에 운전 중에도 이번 홀에는 잘 치게 해 달라고 기도를 하느라 전방 헤져드를 미처 보지 못 했었던 것.
두 번째 원인으로는 물에 빠져 죽을 지경인데도 골프프로와 목사는 절대 헤드업을 안 하고 머리를 끝까지 숙여서 익사했고 아마추어는 수시로 고개를 쳐드는 헤드업 습관 때문에 살아날 수 있었다. 말도 안되는 유머지만 그럴듯한 사고원인 분석이었다.
골프스윙에서 미스샷의 70%는 헤드업(head up 샷하면서 머리 쳐들기)에 의해서 발생한다. 즉 헤드업 동작만 안하면 굿샷 확률이 최소 70% 이상 보장된다는 뜻이다.
다운스윙과 임팩동작은 백스윙에서 최초의 어드레스 위치로 되돌아오는 과정의 동작이다.
역학적으로 스윙은 회전운동인데 회전반경의 중심은 샤프트 끝과 그립을 잡은 왼손으로, 임팩 순간에는 어드레스 때의 위치로 돌아와야 힘의 밸런스가 유지되어서 공이 헤드면에 정확히 맞는다.
그러나 머리나 상체를 아래위로 움직이면 중심축이 아래위로 흔들려 채의 헤드가 원위치로 돌아 올 수 없다. 이 경우 공이 빗맞나거나 스위트스팟트(채의 헤드 중심면)를 벗어나서 맞게 된다.
그래서 골프레슨을 할 때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동작으로 ‘손에 힘 빼고’ ‘머리 들지 말고’ ‘공을 끝까지 보라'고 가르친다.
한 번만 들으면 누구나 쉽게 이해되는 원리지만 수 십년 구력의 골퍼도 막상 스윙하는 순간 잊어버리는 것이 인간의 몸이다. 그래서 골퍼의 두뇌를 동물(닭)에 빗대기도 하는데 2초 동안에 일어나는 동작에 몸이 10여 가지를 동시에 기억하고 실행할 수 있는 완벽한 동물은 없다고 본다.
요즘의 레슨비는 투어프로 세미프로에 따라 월 25~40만원이 일반적이다. 주 2~ 3회 20~30분씩 봐주는 조건이다.
원포인트 레슨은 보통 20~ 30분에 5만원을 받는다.
레슨을 받을 때 헤드업 문제만 잘 잡아 줘도 성공적이고 가성비가 좋다고 하겠다. 어떤 아마추어들은 채의 헤드 위에 ‘MDK’(머리 들면 개ⅩⅩ) 또는 ‘HPDB’(힘빼고 대가리 박고)라고 써 붙이고 스윙 직전 눈으로 읽어 보고 샷을 하지만 여전히 헤드업을 하게 된다.
태능CC에서 라운드 도중 소나무 그늘에 앉아서 막걸리를 즐긴 일화를 남긴 고 박정희대통령, 항상 근엄했던 그도 골프가 잘 안되었던지 손바닥에 항상 ‘힘 빼고 헤드업 주의’라고 써서 스윙 직전 중얼거리며 읽어보고 스윙을 했었다고 한다.
삼성의 고 이병철 회장은 평생 뜻을 이루지 못한 것 세 가지가 있는데 그것은 조미료 사업, 자식, 그리고 골프였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홀인원을 세 번씩이나 하고도 소원을 못 풀었다고 하니 그도 골프에 대한 욕구는 끝이 없었던 것 같다. 그의 능력 정도면 용한 레슨프로는 대부분 초청하여 훈수를 부탁했었겠지만 그래도 뜻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닐까.
1970년대 중반 이병철 회장은 당시에 골프 황제였던 아놀드 파머(1929 ~2016)를 5만 달러를 주고 안양CC에 초청해 동반 라운드를 했었다. 그는 라운드 후 파머와 식사를 하면서 원포인트 레슨을 부탁했다.
그러자 파머는 이 회장에게 ‘Head Up’ 이라고 쪽지를 적어 주었다고 한다. 어이없어 보이지만 가장 적절한 핵심 레슨포인트였던 것 같다.
결국 이 회장은 5만 달러( 현재가치로 100만 달러 12억원 가치)를 주고 이미 다 알고있는 헤드업 습관만 지적 받은 원포인트 레슨을 받은 셈이다. 기네스북에 오를만한 비싼 일회용 레슨비다.
요즘도 프로들은 레슨 할 때 헤드업을 교정해 주면서 백만불짜리 레슨이라고 농담하는데 틀린 말이 아닌 것 같다.
가장 효과있는 포인트 레슨은 라운드 후 피곤하지만 당일 연습장으로 달려와서 그날의 필드에서 문제됐던 점을 프로에게 말하고 즉시 교정을 받는 것이다.
그리고 다음 날 다시 연습장 에 나와 복습하며 반사적으로 그 스윙이 나오도록 몸에 숙지 시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