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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뚫린 안보… 北 핵 그대로, 韓美연합훈련 대거 폐지

키리졸브 - 독수리훈련 - UFG 등 3대 한미연합훈련 모두 폐지 美 가드너 의원 “북 달래려 동맹국과 군사대비 태세 희생 안 돼” 軍 “방위태세 전혀 문제없어”, 한국당 “훈련 중단 재고 재협의해야”
베트남 회담 결렬 이후 최근 국가정보원은 북한 영변 핵단지의 우라늄 농축시설이 정상 가동되고 있으며, 탄도미사일 기술개발 및 로켓엔진 시험을 진행하고,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을 생산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산음동 미사일 종합연구단지의 차량 활동 등도 포착되고 있다고 발표한 가운데 주요 한미연합훈련이 폐지돼 국가 안보에 구멍이 뚫린 것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관련기사 2면, 8면>

이런 우려의 목소리는 43년 동안 계속해온 한미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 키리졸브(KR:Key Resolve) 연습과 독수리훈련(FE:Foal Eagle) 등 3대 주요 훈련이 모두 폐지되는 것과 맞물려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6일 “민관군이 참여하는 새로운 훈련인 ‘을지태극연습’을 5월 27일부터 30일까지 나흘간 일정으로 시행할 계획”이라며 “정부가 작년 7월 이 연습 신설 계획을 발표한 이후 군 당국과 훈련모델을 완성했다”고 밝혔다.

민·관·군이 참여하는 새로운 형태의 ‘을지태극연습’이 5월 말 나흘간 일정으로 처음 시행되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한미연합훈련인 UFG 연습은 43년 만에 폐지되면서 한미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에서 정부 연습인 ‘을지연습’을 떼어내 한국군 단독훈련인 ‘태극연습’과 통합해 실시된다. 

을지연습은 1968년 북한 무장공비 청와대 기습사건인 ‘1·21 사태’를 계기로 시작된 정부 차원의 군사지원훈련이었다. 국가위기관리, 국가 총력전 대응 역량을 총체적으로 점검하는 훈련으로, 시·군·구 이상 행정기관과 공공기관·단체 등 4천여개 기관에서 48만여명이 참여하는 정부 최대 전시 훈련으로 꼽혔다.

앞서 한미 군 당국은 지난 3일 올해부터 한미연합훈련인 키리졸브(KR:Key Resolve) 연습과 독수리훈련(FE:Foal Eagle)을 하지 않는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로써 UFG 연습을 포함해 3대 대규모 연례 한미연합훈련이 모두 올해 안에 폐지될 전망이다. 폐지되는 훈련은 규모를 축소한 다른 이름의 훈련 등으로 대체된다.

한미는 UFG 폐지에 따라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검증의 첫 단계인 최초 작전운용능력(IOC) 평가를 위한 별도의 한미연합연습을 하반기에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8월 이후로 검토되는 이 연합연습은 CPX(지휘소연습) 형태로 진행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미국 워싱턴포스트(WP) 헨리 올슨 칼럼니스트는 5일(현지시간) 한미연합 군사훈련 축소 결정과 관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실수했다”며 “북한에 값진 협상 카드를 공짜로 줬다”고 비판했다.

칼럼은 한국전쟁이 1950년 발발 후 휴전상태인 점과 연합훈련의 중요성을 강조한 뒤 “트럼프 대통령은 비용 절감과 북한과 관계개선을 위해 올해부터 키리졸브(Key Resolve) 연습과 독수리훈련(Foal Eagle) 중단을 결정했다고 했는데, 두 가지 이유 모두 그의 결정을 정당화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지난 1일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시아·태평양 소위원장인 코리 가드너(공화·콜로라도) 의원도 성명을 통해 “북한 정권의 비핵화 없이는 정상화를 위한 어떤 조치도 반대한다”며 “미국은 김정은을 달래기 위해 동맹국과 공동 군사대비 태세를 희생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가드너 의원은 “이런 훈련이 필요한 이유는 북한의 적대적인 행동과 거듭된 국제법 위반 때문”이라며 “최대 압박은 북한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경제제재, 외교적 압력, 확고한 군사적 자세 등 모든 수단을 활용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대내외 비판 여론에 대해 국방부는 4일 한미 연합훈련인 키리졸브(KR) 연습과 독수리(FE) 훈련의 종료와 관련 “새로이 마련된 연합 지휘소연습(‘19-1 동맹’ 연습)과 조정된 야외기동훈련(FTX) 방식으로 실질적 연합방위태세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이른바 범진보 정당들은 두 개 훈련 종료가 한반도 평화체제 정착을 위한 마중물이 될 것이라며 환영했으나  자유한국당은 북한의 비핵화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의 일방적 무장해제에 우려감을 나타냈다.

바른미래당은 훈련 종료의 불가피성을 인정하면서도 한미방위태세 약화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국당 이양수 원내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2차 미북정상회담의 비핵화 협상이 결렬돼 북한의 비핵화 의지는 이미 실험대에 올랐다”며 “북한의 비핵화 없는 일방적 무장해제에 국민적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변인은 “정부는 한미연합훈련 중단 등 안보 무장해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서둘러 미국과 한미훈련 중단 재고에 관한 재협의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강현주 기자oldage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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