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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병의 근원’ 미세먼지…호흡기·심장질환 등 악화

루게릭병에도 악영향, 보건용 마스크 필수… 얼굴에 밀착하고 재사용은 금물
수도권 지역에 사흘 연속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시행된 지난 1월 15일 오전 서울 지하철 2호선 시청역 인근에 설치된 전 광판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시행을 알리는 문구가 나타나고 있다.
연일 이어지는 미세먼지 공습에 건강 관리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미세먼지가 호흡기 및 폐 질환은 물론 심방세동, 루게릭병까지 악화한다는 연구결과들이 나오면서 ‘만병의 근원’이라고 불릴 정도여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6일 의료계에 따르면 미세먼지가 인체에 미치는 폐해는 눈, 코, 입, 피부와 같은 외부와 닿아있는 부분에 국한하지 않는다. 널리 알려진 대로 호흡기와 폐 질환을 악화할 뿐만 아니라 호흡기 질환자의 사망률을 높여 생존 자체에 ‘실질적’ 위협이 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연구소가 2006년부터 2016년까지 서울시에 거주한 호흡기질환(천식, COPD, 폐암) 환자를 분석한 결과 공기 중 미세먼지가 증가할수록 입원, 응급실 방문이 잦아졌을 뿐만 아니라 전체 호흡기질환자의 사망률은 최대 1.99% 높아졌다.

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미세먼지가 뇌졸중 같은 혈관성 질환 발생에도 적잖은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지난해 대한뇌졸중학회는 미세먼지로 인한 조기 사망 중 절반 가까이는 뇌졸중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발표했다.

당시 학회는 초미세먼지는 기관지 섬모에 의해 걸러지지 않고 폐포의 모세혈관을 통해 몸에 흡수돼 염증 반응 증가, 동맥경화증 악화, 혈관 세포 기능 저하 등에 따른 부정맥을 유발하고 뇌졸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심방세동도 미세먼지가 원인일 수 있고, 흔히 ‘루게릭병’으로 불리는 ‘근위축성 측삭경화증’(ALS) 증상도 악화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되기도 한다.

하물며 초미세먼지가 정신질환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가 나오기도 했다. 서울대 보건대학원·건강환경연구소·분당서울대병원 공동 연구팀은 초미세먼지 농도가 이틀 평균 10㎍/㎥ 증가하면 정신질환에 의한 응급입원은 0.8% 증가한다고 밝혔다.

실제 외국에서도 유사한 연구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 스웨덴 우메아(Umea)대학 연구팀은 2016년 영국의학저널(BMJ Open)에서 50만명이 넘는 18세 이하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초미세먼지와 미세먼지가 10㎍/㎥ 증가하면 아동의 정신질환이 4% 증가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미세먼지가 질병을 악화한다는 수많은 연구결과가 보고되고 있으나 이를 막기 위한 최선책은 ‘외출을 자제하고, 부득이하게 외출 시 마스크를 쓰라’는 것이다.

보건당국과 의료계 전문가들 모두 미세먼지 발생 시 외출을 자제하도록 하고, 외출할 경우에는 ‘의약외품’으로 허가받은 보건용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약국, 마트, 편의점 등에서 보건용 마스크를 구입하는 경우에는 제품의 포장에서 의약외품 표기와 KF80, KF94, KF99 표시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특히 마스크는 한 번 사용한 제품은 먼지나 세균에 오염됐을 수 있으므로 재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착용할 때에는 수건이나 휴지 등을 덧대지 말고 얼굴에 밀착하는 게 좋다.

        이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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