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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대 새댁이야기

두레박 - 신 양 원(부천시 민주평통자문위원회 부위원장)
서류 뗄 것이 있어서 주민센터에 다녀오다 길을잃고 헤매는 할머니를 만났다. 

“이봐요 나 물가 있는 곳으로 가야하는데 어느 쪽으로 가야하나?”

“물가요?”  

“응”

“영동 심천에 시어머니가 사는데 아프다는 연락이 와서 가야해.”

할머니 연세가 족히 80은 넘어 보이시는데 시어머니라니…. 아마도 기억 저편 당신 젊었을 때 기억에 머무른 것 같았다.

이름과 주소 그리고 핸드폰 번호가 쓰여진 명찰이 할머니 옷 등 쪽에 달려있기에 전화를 했더니 아들인데 여의도에 있으니 빨리 달려와도 30분 이상은 걸릴 것이란다. 

가까운 찻집에 할머니를 모시고 들어가 따듯한 유자차를 시켜드리고 아들이 오기를 기다리는데 쉬임 없이 말씀하시는 내용은 30대, 아주 오래전 젊은 여인이었을 그때 말씀만 하신다. 

신랑은 돈 벌러갔고 아들은 동네아이들과 메뚜기 잡으러갔고, 젖먹이 아기가 울어서 빨리 집에 가야한다나. 30분이면 온다던 그 분의 아들은 한 시간 여 만에 도착 했다.

마포에서 부천까지 어떻게 오셨는지 알 수 없다며 어머니 손을 꼭 잡고 연신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1월에 하늘나라에 가신 우리 엄니 생각이 났다. 이사한 걸 모르시고 집에 가야한다며 보따리 보따리 싸가지고 몇 번을 가출 하시곤 했었는데….

 이제는 아버지 옆에서 얌전히 누워계시겠지. 이 밤 소리내어 엄마를 불러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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