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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에서 선으로의 반전

하림산책 - 박하림(수필가, 전 (주) 휴비츠 고문)
역사를 보면 인간이든 일이든 악에서 선으로 극적으로 반전한 경우가 적잖다. 물론 그런 기적과도 같은 반전을 가능하게 만든 힘이나 동기는 하느님이라는 불가사의한 힘이나 사람, 극적인 감동이나 사건에서 비롯되었다.

신약성서에 등장하는 매우 극적인 인물이 있다. 

히브리인으로 로마에서 태어난 사울은 아주 열성적인 바리사이파로 예수를 믿는 사람들을 혹독하게 탄압하는 일에 앞장섰다. 그가 기독교인들을 잡으러 다마스커스로 가는 도중에 ‘사울아 사울아 네가 어찌하여 나를 핍박하느냐?’ 하는 예수님의 목소리를 듣고는 회심했다. 바울로 변신, 예수의 애제자가 되어 오히려 선교에 앞장섰다가 결국 믿음을 지켜 순교했다. 

성인으로 회자되는 성 아우구스티누스는 아프리카에 있는 로마 땅 히포에 태어났고 처음엔 마니교 신봉자였다. 그는 젊어서 이교도에다 허랑방탕한 생활에 빠져 살아 어머니를 실망시켰다. 

독실한 그리스도교 신자였던 어머니 모니카는 그의 회심을 위해 간절히 기도했다. 그리고 그는 결국 회심하여 그리스도교로 개종을 했고 주교가 되어 45세에 저 유명한 《참회록》을 썼으며 고대 그리스도교의 가장 위대한 사상가가 되었다. 어머니의 기도가 회심의 힘이 된 것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부자 자선사업가로 반드시 꼽히는 인물이 록펠러다. 그러나 그는 위대한 자선가는커녕 원래 돈만 아는 무자비한 기업인이었다. 

콜로라도 주 탄광에서 일어나 1년 넘게 계속된 파업 때 사측에서 투입한 민병대가 총을 난사 50여 명이 죽은 참사가 일어났는데 미국 노동운동사에서 가장 참혹하다는 ‘러드로의 학살’이라고 한다. 저 탄광의 소유주가 록펠러였다. 

1870년대에  스탠더드 오일 회사를 설립 석유산업을 독점하기 위해 폭력까지 동원, 경쟁자들을 무자비하게 거꾸러뜨리는 과정에서 사상자를 낸 사건이 ‘클리브랜드의 대학살’인데 바로 그 석유회사의 소유주가 록펠러였다. 그는 거부가 되기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 그가 프레드릭 게이츠라는 목사를 만나 회심, 자선사업기관을 세우게 되었다. 그리고 그 후 30여 년간 자선사업의 책임자이자 충실한 가신으로 록펠러를 도와 그로 하여금 세계적으로 존경 받는 자선사업 기업가로 명망을 누리게 만들었다.

부를 거머쥐기 위해 수심獸心을 품고 손에 피를 묻히기를 마다하지 않던 사람이 선심으로 자선을 행하도록 악인의 자리에서 선한 사람으로 변신하는 게 저토록 극적인 것은 인간세계에서만 일어나는 일종의 기적이다.

그런데 문제는 악인의 자리에서 선인의 자리로, 구태의연한 정체에서 새로운 쇄신으로, 이악스러운 이기주의에서 관대한 이타주의로, 무신론에서 유신론으로 변화할 줄을 모르는 완고한 사라들이 너무 많다는 현실이다.

기업에서 일어나는 반전은 매우 극적이고 중요하다.  

매출감소가 증가로, 영업이익의 감소실적이 증가로, 이직률의 증가가 감소로 반전됨은 매우 고무적인 변화다. 그런 반전을 위해 기업이 하는 자정조치를 경영혁신이라고 하는데 영문으로는 ‘reform’이라고 개변을 통해 일대 반전을 꾀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가치지향적인 반전을 꾀하지 않는 반전은 무의미하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속담 중에 ‘쥐구멍에도 볕들 날이 있다’는 명구가 있다. 언젠가는 쥐구멍에 햇볕이 들 거라는 믿음은 신념이고 희망이다. 그리고 노력을 경주, 햇볕이 들면 기적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성취가 실현되는 것이며 그로써 극적인 반전이 이뤄지는 것이다.

언제나 도전은 반전을 노리며 반전은 도전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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