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8명은 항암제 투여, 심폐소생술, 혈액 투석, 인공호흡기 착용 등의 4가지 연명의료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김광환 건양의대 병원경영학과 교수팀과 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은 지난 2016년 9월 20세 이상 성인 346명(남성 133명·여성 213명)을 대상으로 연명의료에 대한 희망 여부 등을 묻는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30일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한국디지털정책학회 학술지(8월호)에 발표됐다.
이 논문에 따르면 ‘임종을 앞두고 적극적인 연명의료를 받겠다’고 응답한 사람의 비율은 항목별로 30%가 채 되지 않았다.
세부내용을 보면 ‘항암제 투여 거부’(79.2%), ‘심폐소생술 거부’(77.2%), ‘혈액 투석 거부’(82.4%), ‘인공호흡기 착용 거부’(80.1%) 등으로 4가지 연명의료 모두 거부 의사를 밝힌 사람이 찬성 의견보다 많았다.
또 연구진은 ‘연명치료를 받지 않겠다’는 사람을 대상으로 종교 유무에 따른 추가 분석을 했는데 종교를 가진 사람의 연명의료 거부 비율이 더 높았다.
김광환 교수는 “종교를 가진 사람은 죽음 후에도 다른 세상이 있다고 믿기 때문에 마지막 순간(임종)에 무의미한 삶의 연장에 대해 더 단호한 입장을 취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연명의료결정법이 안정적으로 정착하려면 연령·교육 수준·종교 유무 등을 고려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 죽음에 대한 올바른 인식 확산을 나서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임종을 앞둔 환자가 연명의료의 시행 여부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한 ‘연명의료결정법’은 내년 2월 본격적으로 시행되며 지난달 23일부터 시범사업이 시작됐다.
현재 ‘연명의료계획서’는 강원대병원·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고려대 구로병원·서울대병원·서울성모병원·세브란스병원·영남대의료원·울산대병원·제주대병원·충남대병원에서,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각당복지재단·대한웰다잉협회·사전의료의향서실천모임·세브란스병원·충남대병원에서 작성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