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 l 축소

春來不似春(춘래불사춘) 봄은 왔지만 봄이 아니다

만공(滿空) 배재수(본지 객원기자) 선조들의 지혜가 고스란히 - 한자 성어로 보는 24절기
 

절기로는 봄이지만 봄 같지 않은 추위가 계속 될 때에 쓰기도 하지만, 좋은 시절은 왔으나 상황이나 주변여건으로 인해 마음은 얼어붙어 있다는 의미로까지 확대 원용(遠用)되고 있는 시구절이다.

중국의 전한(前漢)시대 원제(元帝)는 호시탐탐 넘보는 북방 흉노족과의 화친정책의 일환으로 자신의 궁녀이자 양귀비와 함께 중국 4대 미인 중의 하나인 왕소군(王昭君)을 흉노왕의 아내로 보냈었다.

출전(出典)은 당나라 시인 동방규(東方?)가 왕소군의 슬픈 처지를 두고 쓴 시 ‘소군원’(昭君怨)에 나오는 胡地無花草 春來不似春(호지무화초 춘래불사춘 : 오랑캐 땅에 꽃과 풀이 없으니 봄이 와도 봄 같지 않네) 구절에서 유래됐다.

지난 주 3월 21일은 낮과 밤의 길이가 같다는 24절기 중 춘분(春分)이었다. 
계절적으로 봄의 한 가운데에 와 있고 농부들은 밭을 갈고 거름을 준비하느라 바빠지는 철이다.

남쪽으로 부터는 벌써 벚꽃 만개 소식이 전해 오고 바람도 훈훈해졌다. 그런데도 사람들의 마음은 아직 꽁꽁 얼어 있는 듯 하다.

한반도의 냉전은 언제 풀리고 봄이 오려나. 얼어있는 삶의 경기(景氣)는 언제 녹아서 우리들의 마음에  봄바람이 불어 오려는가.

서예가 만공(滿空)배재수(裵載洙)
(본지 객원기자. 경남 하동 거주)

이전화면맨위로

확대 l 축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