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틸웰, 상원 인준청문회서 "너무 이른 제재 해제안돼… "한미동맹 철통"
가드너 의원 "최대압박 완화하면 실패한 '전략적 인내'로 돌아가게 된다"
데이비드 스틸웰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지명자는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북한에 충분히 속았다면서 대북압박이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스틸웰 지명자는 이날 미 상원 외교위원회 인준 청문회에서 “북한은 우리가 그들의 말만 믿고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안다”면서 “우리는 충분히 속았고 꾸준한 (대북)압박이 계속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압박 캠페인에 따른 지난 2년간을 보면 핵실험도, 미사일 발사도, 도발도 없었다”면서 “느리고 참을성 있는 외교가 효과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 관련 상황이) 지난 20년간보다 지금이 더 나아보인다”면서 1994년 군산에서 근무했던 사실을 언급한 뒤 영변 핵시설이 발견된 시점이라고 부연하기도 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제재 철회 트윗 의미에 대한 제임스 리시 외교위원장(공화)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스틸웰 지명자는 외교위 산하 동아시아·태평양소위원장인 코리 가드너 상원의원이 기존 대북제재를 완전하게 이행하겠다고 약속하느냐고 묻자 “그렇다”라고 답했다.
북한에 대한 제재가 해제돼선 안 된다는 데 동의하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 유엔 안보리 결의는 이에 서명한 모든 당사자에 의해 제재가 이행돼야 함을 보여준다”고 했다.
그는 가드너 의원이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의 약속을 입증할 때까지 제재 해제가 없어야 한다는 것이냐’라고 재차 묻자 “정확하다. 장기간의 인내심 있는 압박은 매우 긍정적 효과를 가져왔고 제재를 너무 빨리 풀어주는 것은 시작점으로 우리를 되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스틸웰 지명자는 외교위 민주당 간사인 로버트 메넨데즈 상원의원이 한반도 문제와 관련, 미국의 안보에 대한 중대한 과제에 맞서 무엇을 할 것인지를 묻자 “가장 시급한 것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이라고 지적하고, 장기적으로는 중국과의 전략적 경쟁을 꼽았다.
스틸웰 지명자는 청문회에 앞서 제출한 서면답변에서는 한미동맹에 대해 “철통같다”고 언급했으나 모두 발언에서는 “일본과 한국, 호주, 필리핀과의 강력한 동맹관계”라는 식으로 표현했다.
그는 서면답변에서 “한미동맹은 철통같으며 우리(한미)는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위해 점점 더 긴밀히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임명된다면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등과 국제사회의 대북압박 유지를 위해 함께 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중 매파로 알려진 스틸웰 지명자는 “전략적 경쟁자로서 중국은 (미국에) 장기적 도전”이라며 “북한의 비핵화나 마약대응 등 우리의 이해를 증진하는 영역에서 중국과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는 이해가 갈리는 지점에서는 (중국과) 격렬하게(vigorously) 경쟁해야 한다”면서 대중 강경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편 가드너 의원은 질의에서 “나의 우려는 지금 우리가 북한을 저지하기 위한 어떤 것도 하는 데 실패했던 전략적 인내(오바마 행정부 시절 대북정책 기조)로 서서히 돌아가고 있다는 것”이라며 “미국 법에 따라 재무부에 의해 부과되는 제재가 비핵화를 향한 분명하고 구체적인 움직임 없이 행정부에 의해 포기되는 것을 우려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건 매우 큰 우려이며 만약 우리가 최대 압박을 완화한다면 우리는 결국 실패한 전략적 인내 독트린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북한에 의한 위협과 북한의 능력을 다루는 전략에 관한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국무부에 요구했다며 이 보고서는 평화적 비핵화를 향한 잠재적 로드맵에 대한 평가를 포함해 평화적 비핵화를 달성하고 탄도 미사일 위협을 제거하기 위한 전략과 정책을 확인하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리시 위원장은 질의에서 “북한에 대해 최대 압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우리 모두 동의한다”며 “우리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의 계속되는 위협에 직면해 있다. 나는 우리가 협상을 할 수 있다고 낙관하지만, 시간이 걸릴 것이고 우리는 계속 압박을 유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스틸웰 예비역 공군 준장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에 지명했다. 스틸웰 지명자가 인준되면 수전 손턴 전 차관보 대행의 지난해 7월 말 낙마 후 공석이었던 자리가 채워지게 되며 국무부 내 한반도 라인 정비 작업도 마무리된다.
김종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