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과 장애인, 정신질환자가 살던 곳에서 보건의료, 요양, 돌봄 등 필요한 복지 서비스를 받는 ‘지역사회 통합 돌봄(커뮤니티케어)’이 오는 6월 전국 8개 지역에서 시행된다.
보건복지부는 지역 실정에 맞는 다양한 통합 돌봄 모델을 발굴·검증하기 위한 선도사업 지역을 선정했다고 4일 밝혔다.
노인 선도사업은 광주 서구·경기 부천시·충남 천안시·전북 전주시·경남 김해시 등 5곳에서, 장애인 선도사업은 대구 남구·제주 제주시 등 2곳에서, 경기 화성시에선 정신질환자 선도사업을 진행한다.
정부가 지난해 11월20일 노인을 대상으로 제시한 '지역사회 통합 돌봄'은 돌봄이 필요한 국민이 살던 곳에서 본인 필요에 맞는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회서비스 정책이다. 올해 2월 ‘제2차 사회보장 기본계획’에 반영된 뒤 지난달엔 국정과제로 추가됐다.
선도사업은 지방자치단체가 지역 주민이 원하는 바를 확인하고 직접 주거, 보건의료, 요양, 돌봄 등 서비스를 민간단체 등과 함께 제공하는 모델을 마련해 다른 지자체로 확산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재원 조달과 지자체에 대한 재정적 인센티브 제공 방안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의료적으로 불필요한 ‘사회적 입원’을 줄여 실제 얼마나 사회보험 재원을 아낄 수 있었는지 실증자료를 확보한다.
실제 올해 6월부터 2년간 진행될 선도사업에는 올해에만 국비 63억9300만원이 투입된다.
이번 선도사업에서 선정된 지자체들은 공통으로 읍·면·동 주민센터에 전담창구(케어안내창구)를 설치하는 계획을 제시했다. 시·군·구마다 전담조직을 설치해 추가인력을 투입하는 것은 물론 보건의료계 등 민간 서비스 자원을 최대한 활용하는 ‘민·관 협력 방식의 다직종 모델’이 주를 이뤘다.
노인 선도사업 지역을 보면 그 특징이 두드러진다. 예를 들어 광주 서구는 본청에 커뮤니티케어 전담조직을 설치하고 18개 동에 케어안내창구를 신설한다. 18개 동은 5개 권역으로 나뉘는데 권역당 7000여명의 노인을 전담 관리한다. 사례관리도 동별(매일), 권역별(주1회), 구 단위(월1회) 등 3단계 케어회의를 거쳐 촘촘하게 진행된다.
본격적인 사업에 앞서 지자체별로 주민 의견을 기반으로 한 통합 돌봄 서비스는 상당수 개발된 상태다.
광주 서구는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통합돌봄 앱인 ‘행복매니저’ 등 29개 선도사업을 추진한다. 경기 부천시는 약사회·한의사회 등과 협업해 방문약료 및 방문한의서비스 등 38개 서비스를 제공하고 충남 천안시는 경로당별 한의사 주치의제, 경로당 순회 복약지도 등 21개 사업을 진행한다.
전북 전주시 38개 선도사업 가운데는 거동이 불편한 노인이 병원 외래를 방문할 때 보호자 동행이나 이동비 지원 서비스에 나선다. 경남 김해시는 노인 200가구를 대상으로 주거개선 사업을 진행하면서 주거(1인가구 14㎡, 안심전등 비치, 냉온수 완비 등)와 돌봄(방문요양 간호서비스 주 2회 1시간 이상 방문 등) 서비스 최소기준을 마련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번 선도사업 8개 지자체 외에 독자적인 지역사회 통합돌봄 서비스모델을 개발·제공할 ‘노인 예비형 선도사업’ 8개 지자체를 별도로 선정했다. 여기에는 부산 진구, 부산 북구, 경기 안산시, 경기 남양주시, 충북 진천군, 충남 청양군, 전남 순천시, 제주 서귀포시 등이 포함된다.
이들 지역은 선도사업 지역과 ‘지역사회 통합 돌봄 선도사업 지자체’ 브랜드를 같이 사용하되 재정 지원사업을 제외한 재가 의료급여 시범사업, 건강보험으로 운영하는 방문진료나 요양병원 퇴원지원 사업 등에 참여하게 된다.
복지부는 본격적인 사업에 앞서 지역케어회의 운영방안 등 7개 과정에 걸쳐 지자체 공무원, 민간 전문가 등 1600여명을 대상으로 다음달부터 교육을 진행한다.
아울러 복지부 관련 부서, 국민건강보험공단, 선도사업 지자체 등이 참여하는 ‘선도사업 운영 협의체’를 구성해 지자체 간 사업계획 및 운영 방안 등을 공유하기로 했다.
배병준 복지부 사회복지정책실장 겸 커뮤니티케어 추진본부장은 “선도사업에 선정된 8개 지자체와 노인 예비형 선도사업 지역으로 선정된 8개 지자체를 포함 총 16개 지자체에서 약 2년동안 진행될 예정”이라며 “중앙정부는 법·제도 정비, 재정 인센티브 제공 및 서비스 품질관리를, 지자체는 통합돌봄 서비스 기획 및 서비스 제공 책임을 분담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