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실금 등 노인성 질환 영향, 시장 규모 1600억원 추정
일본은 1조 훌쩍 넘어, 곳곳서 ‘인식 개선’ 움직임 이어져
인구 절벽이 야기한 한국의 고령화가 새로운 시장을 키우고 있다. 노년이 되어 바뀌는 체형과 신체 기능에 맞춰 일부 상품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
국내 시니어 위생용품 시장의 규모는 약 16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업계에서는 시니어 관련 시장이 향후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선례인 일본을 근거로 삼는다. 한국보다 앞서 고령화에 진입한 일본의 경우 지난해 15세 이상 인구 1억1102만명 중 65세 이상 노령층 인구 비중이 31.9%(3543만 명)에 달한다. 국민 세 명 중 한 명이 노인인 꼴이다.
일본의 시니어 위생용품 시장 규모는 1조5000억원에 이른다. 비슷한 속도로 혹은 더 빠르게 고령화에 진입하고 있는 한국 역시 관련 시장이 커질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대표적인 예로 요실금 언더웨어 시장의 성장세를 들 수 있다.
요실금 언더웨어를 판매하는 유한킴벌리에 따르면 회사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비 24% 성장했다. 현재 시장 규모는 약 25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회사는 요실금 언더웨어 시장에서 연 평균 16%의 성장을 이어왔지만, 지난해를 기점으로 성장이 가속화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단 예상보다 많은 인구가 노인성 질병을 겪고 있다. 요실금의 경우 출산을 경험한 국내 여성의 약 40%, 60대 이상 남성의 약 25%가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난청의 경우도 빈도가 높다. 노인성 난청은 국내 만성질환 중 3번째로 꼽힐 정도로 발생률이 높다. 우리나라 65세 이상 고령자의 약 40%가 노인성 난청을 겪고 있다는 한국청능사협회의 조사 결과(2017년 기준)도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노인성 질병을 바라보는 사회적 인식 변화도 시장의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
편의점에서도 요실금 언더웨어 등의 상품을 구매할 수 있고, 제품 역시 마치 ‘속옷’처럼 인식할 수 있도록 제작되고 있다.
제품에 낯선 소비자를 위해 상담을 제공하는 업체들도 생겨났다. 유한킴벌리는 시니어 위생용품 중 일부를 샘플로 체험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지난달 22일부터 3일간 서울 대치동 SETEC에서 진행된 ‘제3회 행복한 노후설계 박람회’에서는 국내 보청기 업체 딜라이트 등을 비롯한 기업들이 무료청력검사와 상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업계는 이 같은 움직임이 인식변화를 시장의 확장 뿐 아니라 노인층의 활발한 경제활동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