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3년 차를 맞은 문재인 정부의 가장 큰 고민거리 중 하나는 ‘경제’다. 각종 지표 등 성적이 상당히 저조한 상황이다. 경기흐름지표가 장기간 부진을 면치 못하자 일각에서는 ‘한국 경제도 일본식 장기불황의 늪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본지는 [韓경제 긴급진단] 기획을 통해 현 상황을 진단해 본다.
한국 경제의 전망은 어둡기만 하다. 이를 반영하듯 국내·외 주요 연구기관과 투자은행(IB)이 너나 할 것 없이 2019~2020년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춰잡고 있다. 정부마저도 “불확실성이 커 예측하기가 어렵다”며 올해 전망치를 ‘레인지(Range·범위)’로 제시했다.
한국은행은 지난 2월 24일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7%에서 2.6%로, 지난18일에는 다시 2.5%로 낮췄다. 네 번째 하향 조정이다. 한은은 지난해 1월 수정 경제전망에서 2019년 전망치를 2.9%로 제시한 뒤 같은 해 7월 2.8%로, 3개월 뒤인 10월 2.7%로 내린 바 있다.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춘 곳은 한은 뿐만이 아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8%에서 2.6%로, 국제통화기금(IMF)은 2.9%에서 2.6%로 하향했다. 기획재정부 산하 싱크탱크 한국개발연구원(KDI)과 민간 연구기관 자본시장연구원은 2.7%에서 2.6%로 낮춰잡았다.
금융연구원과 현대경제연구원은 2.6%로, LG경제연구원은 2.5%로 애초에 낮은 전망치를 내놨다.
글로벌 IB와 해외 연구기관들의 평가는 더 박하다. 싱가포르 OCBC은행과 호주 ANZ은행은 3.0%에서 2.5%로, 내셔널오스트레일리아은행(NAB)은 3.1%에서 2.6%로 0.5%씩 낮췄다.
미국 씨티그룹은 2.7%에서 2.4%로, 영국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은 2.8%에서 2.5%로 내렸다. 독일 도이체방크와 영국 조사기관 IHS는 최저치인 2.3%를 제시했다.
2020년 경제성장률 전망도 나쁘기는 마찬가지다. 한은은 2.6%로, 미국 모건스탠리와 싱가포르개발은행(DBS)은 2.4%로 내다봤다. SC은행은 2.8%를 유지, 비교적 긍정적이었으나
일본 노무라그룹(2.3%), 씨티그룹·도이체방크(2.2%) 등은 비관적이었다. 2.0%까지 낮춘 곳(프랑스 소시에테제네랄은행)도 있었다.
주된 원인은 이 총재가 언급했던 세계 경제 둔화다. 국책 연구기관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에 따르면 아세안(ASEAN)을 제외한 미국·중국·일본·유럽연합(EU) 모두 2019년 경제성장률이 전년보다 하락한다. 미-중 통상분쟁과 세계 보호무역주의 강화 추세, 브렉시트(Brexit) 등 대외 불확실성의 영향이다.
한국 경제를 늘 주시하고 점검하는 기재부 경제분석과도 위험요인에 ‘세계 경제 성장세 둔화 관련 우려’를 최근 추가했다.
세계 경제가 둔화한다는 우려가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한국 경제는 수출 비중이 워낙 높아 영향이 특히 크다는 설명이다. 세계 경제가 둔화하면 수출과 투자가 줄어 경제 성장에 악영향을 미친다. 내수를 떠받치는 축 중 하나인 건설투자도 작년보다 더 감소할 전망이다.
정부는 한국 경제가 얼마나 성장할지 명확한 수치를 내놓지 못했다. 지난해 12월17일 ‘2019년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며 2019~2020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2.7% 레인지로 전망했다.
경제가 얼마나 더 둔화될지 정확하게 가늠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정부가 전망치를 레인지로 제시한 것은 2005년 이후 14년 만이다.
이경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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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날 : [2019-04-23 13:48: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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