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 교직원 40여명
짬짬이 시간 내 주택수리
대문, 전등, 우물 모터
고치고, 쓰레기도 ‘말끔히’
전남대학교 직원들이 1억원의 장학금을 기부한 노점상 할머니에게 보답하는 차원에서 짬짬이 시간을 내 집을 수리해줘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전남대 직원들은 지난 3월 장학금 전달식을 가진 노점상 할머니 김정순(74) 여사의 집이 너무 헐고, 부분적으로 무너지는 등 위태롭기까지 하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간단한 수리와 청소라도 해드리자’며 함평군 해보면 할머니의 집을 찾았다.
직원들이 살펴본 할머니의 집은 생각보다 훨씬 위험한 상황이었다.
퓨즈를 사용하는 옛날식 두꺼비집과 전선은 노후화해 누전이나 화재의 위험이 도사리고, 안방 천장은 터져 내려앉은 상태였다.
슬레이트로 된 허름한 흙집은 쥐들이 활개치고, 낡은 전등으로 집안은 어두침침하고, 마당에는 농사 부산물과 방치된 물건들이 산더미처럼 방치돼 있었다.
이에 “더 이상 방치는 안되겠다”고 판단한 대학 교직원 40여명은 3개조로 나눠 돌아가며 집수리에 나서기로 했다. 짬짬이 시간을 내야 하는 데다, 자투리 자재를 이용하다보니 공사는 보름이 넘게 걸렸다.
하지만 직원들은 아랑곳 않고 두꺼비집을 누전차단기로 바꾸고, 전등을 고쳐 집안을 환하게 밝혔다. 스위치도 할머니가 쓰기에 편하도록 다시 달았다.
쥐구멍을 메우고, 천장도 수리하고, 도배와 장판도 새로 했다. 대문과 우물용 양수기 모터도 고치고, 빨래걸이와 평상도 설치했다. 내친 김에 마루 앞에 섀시를 달아 외풍을 막고, 마당배수로까지 정비했다. 5t 가량이나 되는 쓰레기 처리는 해보면사무소가 도왔다.
최천호 시설과장은 “이처럼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억척스럽게 모은 돈을 장학금으로 선뜻 내놓은 할머니가 새삼 존경스럽다”며 “저희들이 할 수 있는 작은 봉사활동에 이렇듯 고마워하시니 저희도 기쁘다”고 말했다.
김 할머니는 “미안해서 한사코 마다했는데 선생님들이 이렇듯 내 집을 말끔하게 고쳐주시니 고맙기 그지 없다”며 “덩실덩실 춤이 절로 나온다”고 기뻐했다.
김 할머니는 지난해 11월 시장노점상과 농사로 평생 모은 1억원을 전남대에 기탁했고, 최근 학년별로 1명씩 우수학생 4명에게 첫 장학금을 지급했다.
김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