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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진보 6인’ 체제…사형제 등 큰 변화 예고

진보성향 이미선·문형배 임명 강행 진보 성향 6명… 중도 2명, 보수 1명 사형제·군동성애 처벌 등 심판 주목
문재인 대통령이 이미선·문형배 헌법재판관 임명을 강행하면서 헌법재판소 9인 체제가 완성됐다. 최근 퇴임한 조용호·서기석 재판관 자리에 진보 성향 후임이 임명됨에 따라 헌재 진보색도 한층 짙어졌다는 평가다.  

문 대통령은 19일 우즈베키스탄에서 전자결재를 통해 두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을 재가했다.
이 신임 헌법재판관의 주식 보유 논란을 둘러싸고 여야가 대치하면서 결국 인사청문 경과보고서가 통과되지 못했지만, 문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하면서 헌재는 공백 없이 9인 체제를 완성하게 됐다. 두 재판관 자리 교체로 헌법재판관 이념 성향 지형도는 다소 변화가 생기게 됐다. 전임자인 조용호·서기석 전 헌법재판관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임명했으며, 보수 성향으로 분류됐다.

문 대통령이 지명한 유남석 헌법재판소장과 김명수 대법원장 지명 이석태·이은애 재판관은 진보 성향으로 분류된다. 김기영 재판관도 더불어민주당 지명으로 진보 성향으로 꼽힌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지명 몫인 이선애 재판관과 바른미래당 지명 이영진 재판관은 중도 성향으로 알려졌다. 자유한국당 추천을 받은 이종석 재판관은 보수 성향으로 파악된다.

이전까지 헌재는 진보 성향 4인, 보수 성향 3인, 중도 성향 2인으로 균형 잡힌 구도라는 평을 받았다. 하지만 신임 헌법재판관 취임으로 진보 6명, 보수 1명, 중도 2명으로 바뀌면서 진보색이 강해졌다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이 재판관은 진보 성향 판사 모임인 국제인권법연구회 출신으로 알려졌으며, 문 재판관은 그 전신인 우리법연구회 회장을 지낸 바 있다.
이때문에 헌재 6기 재판부에서 전향적인 결정이 다수 내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위헌 결정을 하려면 6명 이상의 동의가 필요한데, 여섯 자리를 진보 성향 재판관들이 채우게 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현재 헌재에 사형제나 군 동성애 처벌 관련 심판이 진행중인 만큼, 헌재 결정이 뒤바뀔 가능성이 있다. 앞서 헌재는 사형제 심판에서 1996년 7대 2 의견으로, 2010년 5대 4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었다.

유 소장을 비롯한 진보 성향 재판관들이 인사청문회 등에서 사형제를 폐지하고 가석방 없는 종신형으로 대체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취지의 의견을 낸 바 있어 향후 사형제 조항은 위헌이라는 결정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다만 신임 재판관들의 연구회 활동 이력으로 이념 성향을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문 재판관은 지난 인사청문회에서 “우리법연구회를 학술연구단체로 생각해 들어갔다. 지방에 살다보니 독선에 빠지기 쉬워 다양한 사람을 만나기 좋다고 생각했다”며 이념 논란을 일축하기도 했다.
한편 신임 헌법재판관들은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재동 헌재에서 취임식을 가져 6년 임기를 시작할 예정이다.     김종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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