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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대통령, 형 집행정지 신청에 정치권 갑론을박

황교안 “여성의 몸으로 오래 구금 생활 중” 애국당 “살인적 인권유린 상황 중단하라” 바른미래 “형 집행정지 논할 상황 아냐’ 평화당 “실정법 상위법은 국민정서법이다” 정의당 “검찰, 가벼운 판단 내리지 않을 것’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해 5월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에서 진료를 마치고 호송차에 탑승하고 있다.
여야는 17일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기간 만료와 형 집행정지 신청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자유한국당과 대한애국당은 박 전 대통령의 건강악화를 들어 석방을 촉구한 반면,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은 박 전 대통령의 범죄가 무겁다고 강조하며 형 집행정지의 키를 쥔 검찰에 신중한 조치를 요구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여성의 몸으로 오래 구금 생활을 하고 계신다. 아프고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계신 점을 감안해 국민들의 바람이 이뤄지길 바란다”며 “이렇게 오래 구금된 전직 대통령이 계시지 않는다”고 말했다. 

민경욱 한국당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박 전 대통령의 경우 여성의 몸으로 적지 않은 나이에 건강까지 나빠지는 상황에서 계속되는 수감생활이 지나치게 가혹한 게 아니냐는 여론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석방을 촉구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결단을 기대한다”며 “취임사를 통해 분열과 갈등의 정치, 보수와 진보의 갈등을 끝내겠다고 밝혔듯이 문 대통령이 국가발전과 국민 통합적 차원에서 조속한 시일 내에 결단을 내려줄 것을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대한애국당은 박 전 대통령의 변호인의 형 집행정지 신청에 대해 ‘건강 악화’ ‘국민통합’을 배경으로 들며 전향적인 석방을 요구했다.
박태우 사무총장은 브리핑을 통해 이 같이 밝히고 “문재인 정권과 사법부가 박 전 대통령의 건강 상태에 대한 살인적 인권유린 상황, 정치보복 인신감금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정호진 정의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국정농단을 비롯해 최고권력자가 나서서 정당민주주의를 심각하게 훼손한 공천 개입 행위는 심각한 범죄행위”라면서 “검찰이 가벼이 볼 것이라 판단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결수 전환 첫 날 박 전 대통령 측의 형 집행정지 신청과 법무부장관 출신 한국당 황 대표의 석방 요구가 있었다. 손바닥이 부딪히듯 때를 기다렸다는 흔적이 역력하다”고 주장했다.

이종철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국민통합을 위한 조치라면 박 전 대통령의 입장에 대한 국민의 이해가 전제돼야 할 것”이라며 “박 전 대통령은 어떤 입장도 내놓은 바 없으며 재판 역시 진행 중이다. 형 집행정지를 논하기에 여건이 성숙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홍성문 민주평화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박 전 대통령이 건강상의 이유로 형집행정지를 신청하는 것은 법적 권리이지만, 실정법의 상위법은 국민정서법”이라며 “관계 당국은 박 전 대통령의 형 집행정지를 엄정하게 처리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박 전 대통령의 형 집행정지 신청이나 한국당의 석방 촉구에 대해 별도의 입장을 내지 않았다. 이 문제에 여당이 공식 대응한다면 오히려 박 전 대통령의 석방 문제가 이슈화돼 한국당이 원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김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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