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그림으로 보는 ‘紙上 시화전’
글, 그림 - 반윤희(수필가. 시인, 서양화가. 칼럼니스트/본지 객원기자)
이제 온 세상이 꽃 천지로 화려합니다.
아 -
저 삼일을 위하여 긴긴 겨울 날 얼마나 많은 시련과 고통을 감내하면서 참고 인내 했던 세월인가!
촉수를 올려 꽃을 피우는 저 처절함을 사람들은 꽃이 피었다고 함성을 내지르며 산천을 누비고 인산인해(人山人海)를 이루고 희희낙락(喜喜樂樂) 꽃구경 난리지만 저 꽃들은 분분히 날리며 쓸쓸해하지.
목련이 벙글거리다 눈사태를 만나 미친년 속곳처럼 지저분하게 화사한 봄날 떨어져 내리고.
참 올 봄엔 사연도 많아 천지가 뒤집혀 혼란과 혼동이 끝없이 흔들려 비바람에 흩어져 처참하게 짓밟혀 버린 꽃잎 같은 처절한 통한의 시절이다.
마음이 스산하고 분분하도다.
청 매화 향기는 진동하여 나의 발길을 붙잡아 화려한 날을 연상하게 하지만 저 넓고 푸른 바다를 가기위해 얼마나 많은 날들 허우적거렸던가!
고해의 바다는 아직도 끝이 없지만 내가 사라지는 날 함께 사라지는 것이리라, 이제 저 깊고 푸른 바다에 마음자락 맡기며 유유자적 묵언의 의미를 새기며 귀가 순해지는 연습을 해야겠는데, 파도의 찢긴 마음 어디에다 숨기고 유유자적 할까나.
친구여.... .
오늘은, 마음 편히 고즈넉한 길을 아무생각 없이 거닐고 싶다네.
기다림과 담금질로 화려한 날을 위하여 얼마나 달렸을까!
막상 고지에 올라서면 내려 갈 일만 남았고 허망하고 허망한 별것 아닌 것을 위하여 우리들은 애쓰고 달리지 않았나!
지나 놓고 보면 다 별 것 아닌 것들을 위하여.
산다는 것이 아마도 그런 것인가 보오.
오늘도 좋은 날 되시오. 그대들이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