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소주와 맥주 등 주류제품을 비롯해 삼겹살과 고추장, 아이스크림까지 식료품 전반에서 가격 인상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불거진 최저임금 인상 논란에 이어 최근 아프리카돼지열병까지 여러 이슈가 물가 인상으로 귀착되는 분위기다.
4월 들어 맥주와 위스키에 이어 소주까지 가격을 올리기로 하면서 주류제품 전반의 가격이 오르게 됐다.
앞서 국내 맥주시장 1위 업체인 오비맥주는 지난 4일부터 카스, 프리미어OB, 카프리 등 주요 국산 브랜드 맥주 제품의 가격을 평균 5.3% 인상했다. 이어 국내 위스키 1위 업체 디아지오코리아는 ‘조니워커’와 ‘J&B’ ‘싱글톤’ ‘텐커레이 진’ 등 일부 위스키 제품 출고가를 이달부터 평균 8% 올리기로 했다.
또 지난달 24일에는 소주시장 1위 업체인 하이트진로가 다음달 1일부터 참이슬 소주 제품 가격을 6.45% 인상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에 따라 경쟁사인 롯데주류의 소주 ‘처음처럼’도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나섰다. 나머지 지방 소주업체들도 조만간 가격을 올리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온다.
결국 소주·맥주·위스키 등 주류시장 선두업체들이 잇달아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업계 전반의 가격 인상이 불 보듯 뻔한 상황이다. 특히 서민들이 즐겨마시는 소주와 맥주가 일반 식당에서 5000원 수준에 판매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소맥(소주+맥주) 1만원 시대’를 맞게 됐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서민들이 소주와 함께 즐겨먹는 삼겹살 가격도 최근 급격히 올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돼지고기 삼겹살(국산냉장) 중품 100g의 지난 24일 평균 소매가격은 1950원으로 약 일주일 전인 지난 18일보다 20원 올랐고 1개월 전의 1726원보다는 224원이 올랐다.
돼지가 감염되면 100% 폐사하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중국에서 유행하고 있는 가운데 삼겹살 가격 상승은 개학 및 봄 행락철 등에 따른 것이라는 게 정부의 분석이지만 향후 아프리카돼지열병의 여파가 국내 수급과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뿐 아니라 다양한 식료품들의 가격 인상은 그동안 계속돼왔다. 대상은 고추장과 된장, 감치미, 맛소금, 액젓 등 일부 제품의 가격을 이달 1일부터 평균 6∼9% 인상했다.
또 롯데제과가 편의점 전용 월드콘과 설레임(밀크) 제품 가격을 20% 인상해 1500원에서 1800원으로 올리는 등 아이스크림 가격도 인상됐다.
이에 앞서 CJ제일제당이 지난 2월 즉석밥인 ‘햇반’등 7개 품목의 가격을 인상했고 맥도날드가 23개 메뉴의 가격을 올렸다. 샌드위치 브랜드인 써브웨이와 파스쿠찌, 투썸플레이스 등 일부 커피 프랜차이즈도 가격을 인상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의 발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생활필수품 38개 품목 중 지난해 동분기 대비 21개 품목의 가격이 상승했다. 세탁세제와 어묵, 과자(스낵), 우유, 냉동만두, 생수, 생리대, 두루마리화장지, 즉석밥, 껌, 오렌지주스 등의 가격 상승률이 컸다.
업계 관계자는 “소주 등 출고가 인상은 고스란히 업소의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게 뻔하고 서민들의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면서도 “재료비, 인건비, 판매관리비 인상 등으로 인해 업계에서 가격 인상을 인상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말했다.
김성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