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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후 생활수준 쪼그라들어… 금융자산 82세쯤 소진”

하나금융경영硏 ‘국민연금 수급자 은퇴생활 보고서’ 발표
국민연금 수급자 대부분이 은퇴 이후 생활 수준이 쪼그라들면서 소득계층 이동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유로운 노후 생활을 위한 적정생활비도 월평균 264만원으로 조사됐으나 그만큼 생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은퇴자는 10명 중 2명에 불과했다. 

노령연금 수급자의 약 80%는 월 50만원이 안되는 연금을 받고 있는 등 노후 생활비 마련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으로 파악됐다. 그나마 모아놓은 금융자산도 평균 82세가 되면 소진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달 22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펴낸 ‘국내 국민연금 수급자의 은퇴생활 보고서’에 따르면 국민연금 고령 수급자 중 수입 감소로 생활 수준이 현역 대비 하락했다고 답한 응답자가 전체의 99.4%에 달했다. 

특히 현역시절 대비 50% 미만 줄었다고 답한 비중이 48.6%로 가장 많았다. 지금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응답 비중은 0.6%로 미미했다. 
이는 연구소가 국민연금 수급자(65세~74세) 650명에 대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다. 

현역 시절 상류층에 속한다고 생각한 은퇴자의 81.3%는 은퇴 이후 소득계층이 중산층으로, 6.3%는 저소득층으로 이동했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산층의 25.9%는 소득계층이 저소득층으로 내려갔다고 생각했다. 

국민연금 수급자가 생각하는 적정 노후생활비용은 264만원(가계기준 283만원)이었으나 실제 쓰고 있는 비용은 월평균 201만원으로 집계돼 이상과 현실의 괴리가 컸다. 적정 생활비 수준 이상 쓰고 있는 비중은 18.5%에 그쳤다. 노후 생활비는 예·적금(50.2%)에서 가장 많이 충당됐고 근로소득(42.6%), 자식·친척 지원(32.6%) 순으로 조사됐다. 

국민연금 수급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25.3%로 큰 보탬이 되진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지난해 기준 노령연금 수급자 중 75.7%는 50만원 미만의 급여를 받았다. 100만원이 넘는 경우는 5.3%에 불과했다. 

노령연금 수급자의 평균 급여액은 20년 이상 가입 기준으로 91만1000원이었다.
보유하고 있는 금융자산도 맞벌이(81세)나 외벌이(82세) 등 큰 편차없이 평균 82세가 되면 소진될 것이라고 은퇴자들은 전망했다. 
전반적인 노후준비는 미흡한 수준으로 조사됐다. 향후 은퇴생활을 위한 노후자금 수준에 대해 전체의 49.8%는 보통으로 생각했고 26%는 불충분하다고 답했다. 

그러나 향후 자금원 보유 여부에 대해 절반 이상인 52.6%가 없다고 응답했다. 자녀에게 부양을 기대하는 비중도 33.8%로 높게 나타나는 등 적극적으로 노후자금 마련 방안을 모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퇴직 후에도 일 손을 놓지 못하는 경우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 수급자의 퇴직 후 소득활동 참가율은 42.3%에 달했고 이중 남성의 62.8%, 여성의 21.8%가 소득활동을 계속했다. 
희망하는 은퇴 시기는 평균 74.7세였다. 퇴직 후 소득활동을 지속하는 이유로는 '경제력 부족'을 꼽은 비중이 56.8%로 가장 많았고 그중 생활비 마련 목적이 47.3%로 집계됐다.
이희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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