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광 부부가 집에서 저녁밥을 먹다가 남편이 갑자기 ‘으드득’밥에 섞인 돌을 씹는 대형사고가 났다.
파랗게 질린 부인을 노려보며 남편 왈 “왕재수없게…, OB 한 방에 밥맛 다 버렸다!”
그러자 부인이 맞받아치길 “멀리간 줄테니 뱉어버리고 다시 퍼 잡수셔, 흥!”
골프는 확률게임이다. 샷 성공확률이 가장 높은 스윙방법과 장비를 선택해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또 골프는 실수 줄이기 시합이다. 점수를 따기 위한 게임이 아니라 기준타수 파를 기준으로 많이 칠수록 감점을 하는 채점방식이기 때문이다.
골프는 선택과 집중(Selection & Concentration)의 법칙이 적용된다. 가장 잘 맞는 채와 효과적인 코스 공략방법을 고르기 위해 선택의 기로에서 끊임없이 번민해야 하고, 일단 선택을 잘 해도 정신일도 하지 않으면 미스샷으로 직결될 수도 있다.
이런 특성 때문에 골프는 단순한 체력운동 (Physical)이 아닌 생각하고 계산하며 정신을 집중해야 하는 멘탈과 두뇌(brain)기능 강화운동도 될 수 있다. 그야말로 심신이 총동원 되는 최고의 레져 겸 건강운동으로 감히 단정한다.
스윙폼이나 스코어야 좋던 나쁘던 현대는 자기만족의 시대라며 스스로 만족하고 즐거움을 느끼면 그만이라고도 하지만, 골프도 시합인 이상 스코어도 좋고 이겼다면 기쁨과 만족은 배가 된다.
몇 번의 실수만 빼고 대부분 굿샷을 만드는 골퍼와, 대부분의 샷이 장타나 그림 같지는 않지만 실수가 거의 없이 또박또박 2온 2펏, 3온 2펏, 가끔 1펏도 하는 골퍼도 있다.
이 두 유형의 골퍼가 시합을 하면 누가 이길까.
장타 지향적인 골퍼들은 평범하고 안정적 삶이 단조로워 뭔가 일을 벌리고 모험을 거는 성격으로 한 방에 무너지기도 쉽다. 반대로 큰 실수 없이 차근차근 플레이 하는 골퍼는 치명적인 실수가 없기 때문에 스코어의 기복이 별로 없다.
두 골퍼의 평균점수를 산정해보면 장타 지향적인 골퍼 보다 또박또박 정밀하게 플레이하는 골퍼의 성적이 월등히 좋다.
물론 장타이면서도 정확도도 좋다면 금상첨화겠지만 욕심 특히 상대보다 거리를 많이 내야 한다는 조바심으로 긴장하면 힘이 들어가서 미스샷 확률이 높아진다. 노련한 상대로부터 비행기 태우기 심리전에 말려들 수도 있다.
즉 파 5에서는 2온 시도, 서비스 홀이나 짧은 파 4홀에서는 직접 지르기로 그린 앞까지 보내서 뭔가 보여주고 싶은 충동은 곧 약점으로 꼽힌다. 마음을 비우면 부담이 없어지기 때문에 실수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물론 TPC 코스 같은 정식 PGA 시합장에서는 일단 티샷거리가 나와야 해결책이 생긴다. 장타와 정확성이 겸비되어야 우승이 가능하다. 단타지만 정확한 골퍼에게도 기회가 있으나 정확성이 결여된 골퍼에겐 기회는 없다.
설계가는 다양한 아이디어와 개성으로 코스를 디자인하고 골퍼는 지혜와 기량을 총동원해서 코스를 정복하고 싶어한다.
설계에 따라 소름끼치는 스릴을 느낄 수도 있고 두 번 다시 오고 싶지 않은 지루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18개 홀에는 설계자가 대개 세 가지 유형을 숨겨 놓는다. 오만과 과욕을 부리면 벌을주는 패널티 홀, 큰 보상으로 도전을 유도하는 도전홀, 그리고 방심하거나 홀을 앝보지만 않으면 목표타수를 낚을 수 있는 서비스 홀이다.
따라서 마음 비워야 할 홀, 욕심부려 볼만한 홀을 잘 구분할 줄 알면 실수를 줄일 수 있다.
10 번의 샷 중 한 번 실수와 두 번 실수한 골퍼와의 실력차이는 계산상 두 배로 보며, 한 번 굿샷 보다 한 번 실수 줄이기가 더 쉽다고 분석한다. 즉 굿샷에 매달리기 보다 미스샷을 적게 내려는 전략이 더 효과적이다.
골프의 3대 락(樂) 중, 호쾌한 티샷 한 방,극적인 롱펏 성공이 있다. 그 외 대부분의 샷과 퍼팅은 뜻데로 잘 안되었다는 뜻이다.
일시적인 두 번의 쾌감이 결코 좋은 성적표나 승리의 기쁨에 비할 수는 없다. 몇 번의 굿샷은 속히 잊고 많은 미스샷은 꼭 기억해야 발전이 있다.
현대전에서 Accuracy & Power(정확성 겸비 힘)가 가장 좋지만 Accuracy or Power(정확성과 힘 중 택일)에서는 당연히 Accuracy가 우선이다. 파괴력이 엄청난 장거리 대포가 명중률이 떨어진다면 기관소총 보다도 못하다.
골프는 물론 다른 모든 경기의 본질도 이와 비슷하다.
골프는 스코어로 말한다. 돌이 좀 섞인 쌀 한 말(斗)에서 쌀을 고를 것인가 돌을 골라낼 것인가.
굿샷 한 번 보다 한 번 더 실수 줄이기가 훨씬 더 쉬운 라운드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