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신질환 관련 범죄가 잇따른 가운데 정부가 정신건강복지센터 등록 고위험 환자와 경찰에 반복 신고된 사례에 대해 일제 점검에 나선다.
아울러 정신질환자 치료·관리를 국가 책임으로 규정하고 정신건강 서비스 제공 기반여건 확충, 조기 발견·진단 및 집중관리 강화, 응급대응체계 구축, 비자의입원 제도 개선 등을 담은 종합대책을 발표하기로 했다.
보건복지부는 전국 정신건강복지센터 등록환자에 대해 일제점검을 하고 경찰청의 반복 신고사항 일제 점검 발굴에도 협조해 사례관리 등 후속조치를 긴급 시행한다고 2일 밝혔다.
우선 전국 정신건강복지센터는 현재 등록관리 중인 환자 중 고위험군, 사례관리 비협조 및 미흡자, 현재 미등록이지만 관리필요자 등의 실태를 파악하고 대상별 관리대책을 마련한다.
아울러 오는 26일까지 경찰청이 진행 중인 ‘주민대상 위협행위 반복 신고사항 일제 점검·조치’에서 정신질환 의심 사례가 발굴되면 전국 정신건강복지센터가 적극적으로 협조·개입해 관리·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나아가 복지부는 관계부처와 협의를 거쳐 정신질환자 치료·관리에 국가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의 대책을 수립해 이르면 다음주 발표하기로 했다.
현재 전국에는 243개의 정신건강복지센터가 있어 지역사회 정신건강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1개소당 평균 사례 관리 인력이 3~4명에 불과해 한 명당 담당 환자수가 60명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사회복지·보건 서비스에선 통상 1인당 20명 내외를 관리할 때 일주일에 한 번 사례 관리 및 방문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복지부는 정신건강복지센터 인력을 지속 확충하고 정신건강 업무 전문성을 고려해 인건비 인상 등 처우개선을 검토하기로 했다.
정신질환을 겪은 경험이 있었지만 회복된 사람을 다른 정신질환자의 의사결정을 지원하고 정보를 제공하는 ‘동료 지원가’로도 양성한다.
현재 정신재활시설이 없는 시·군·구도 104곳이나 되는 만큼 그 숫자를 계속해서 늘려나가고 정신응급의료기관 지정 및 낮병원 운영 확대, 자립체험주택(중간집) 설치도 확대 추진할 예정이다.
정부 대책은 중증정신질환 치료에 대한 국가 책임을 강화하는 데 방점이 찍힌다.
복지부에 따르면 정신질환에 대한 초기관리가 이뤄지지 않았을 때 환자 600명당 살인 사건 1건이 발생하지만 관리가 제대로 이뤄질 경우 1만명당 1건까지 감소할 수 있다는 통계가 있다.
이에 복지부는 시·도별로 거점병원에 지역사업단을 설치해 초기 발병환자를 등록, 지속치료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조기중재지원사업 추진, 꾸준한 외래치료를 위한 유인체계 도입 등을 통해 조기발견과 초기발병환자 집중관리를 강화한다.
만성환자의 지역사회 치료·재활 지원을 강화하기 위한 다학제 사례관리팀 설치, 집중사례관리 서비스 운영, 등록 유인체계 도입 등도 추진한다. 자·타해 위험환자에 대한 응급대응체계 강화를 위해 현재 5개 광역시에만 설치돼 있는 광역 정신건강복지센터 내 응급개입팀을 확대하고 경찰·소방 등과의 협조체계도 강화한다.
관리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선 시·도, 시·군·구별 지역 정신응급대응협의체를 경찰·소방이 참여한 가운데 설치하고 지역 내 정신질환자에 의한 민원발생이나 응급 사례에 적극 대응할 수 있도록 한다. 광역단위 정신의료기관 네트워크 구축도 과제로 선정한다.
중장기적으론 비자의입원 제도의 개선점을 검토하고 현재 광주시에 포괄적으로 예산을 지원해 실시하는 통합정신건강사업을 전국에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정신질환자에 대한 보건-복지 연계를 통한 지역사회 통합돌봄 확대 등도 중장기 과제다.
권준욱 복지부 건강정책국장은 “(정신질환 환자들의) 범죄 규모가 크지 않은 건 통계학적으로 맞는 사실이지만 예측 불허의 불의 상황이 연이어 발생해왔고 그에 대한 정부 대책과 정신질환 관리 미흡을 질타하는 목소리도 큰 것이 사실”이라며 “정신질환자 스스로에게 치료 기회 넓히고 사회복귀 기회를 제공하고 인력 확충해 사례관리 질과 횟수를 넓히는 혜택으로도 돌아갈 수 있다”고 정책 마련 배경을 설명했다.
황인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