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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 나라를 사랑하는가

하림산책 - 박하림(수필가 / 전 (주) 휴비츠 고문)
위정자들에게 묻고 싶다 진정 나라를 사랑하는가하고. 그렇지 못한 위정자들이 국사를 전단하면 조선조 말기에 매국노들이 조정에 득시글거림으로써 병탄의 치욕을 당해 나라가 망한 것처럼 우리나라의 존립이 위태로운 것이다.

오늘날 한 국가의 안위는 강력한 국방과 튼튼한 경제력에 달려있는바 사실상 경제력이 국가의 존립을 좌우한다. 때문에 경제발전을 국가의 제일 과제로 삼는 것이다. 그 성전을 치르는 전사는 누구인가. 기업이다.

기업은 국가경제의 주체로서 경제성장의 열쇠를 쥐고 있다. 대기업은 대동맥 같은 역할을 하며 중소기업은 실핏줄처럼 대동맥에 결부되어 생존 활력과 성장 동력을 생산하고 공급한다. 이건 아주 기초적인 경제의 선순환이치이다.

그런데 위정자들은 저런 이치를 예사로 잊거나 왜곡한다. 지금 집권 정부가 그러하다. 경제전문가들의 간언을 경청하지 않고 생뚱맞게 소득성장이니 졸속한 저임금 정책이니 경제정책을 펴서 이런저런 혼란과 문제를 자초했다.

지금 세계경제가 위기를 만났거나 경기가 침체한 것도 아닌데 유독 우리나라는 경제지표가 깡그리 저조하거나 빨간 불이다. 우선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성장이다. 총체적으로 우리 경제는 성장 동력을 잃고 있는 것이다. 그런가하면 국내설비투자는 줄고 해외투자는 크게 증가했다. 그 결과 가뜩이나 위축된 일자리가 대거 사라졌다.  

그런데도 대통령은 마치 무엇에 홀린 사람처럼 요지경속인 비핵화 회담의 중개자역할을 자청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각료들을 격려하고 이끌어 경제외교에 발 벗고 나서도 모자랄 판국에 어인 행보가 저리도 헛장만 치는 가 안타깝다. 정부의 아집이 미숙한 경제정책을 고집하여 밀어붙이고 무능한 관료가 귀를 닫으면 이 나라의 경제가 어떤 상황으로 악화될 런지를 예측하는 건 어렵지 않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 민주주의의 중심이 민주, 즉 민초가 주인이듯이 경제의 주인은 기업이고 그것의 근간은 풀뿌리 같은 중소기업이다. 겨자씨 같은 작은 씨앗이 자라서 큰 느티나무가 되듯 겨자씨 같은 소기업이 성장해서 대기업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한 나라의 경제가 그 기반이 공고하려면 실핏줄처럼 경제의 젖줄이 되고 있는 중소기업을 강소기업으로 키워야하고 항상 활발하게 성장활동을 하도록 국가역량을 집중해 지원해야한다. 

그럼에도 지금 우리나라의 중소기업정책의 현실은 얼마나 후진되고 푸대접이며 정책부재인가 모른다. 정권마다 대기업 길들이기에 생난리를 치느라 중소기업들의 비명이나 호소를 듣지 못한다. 실정을 꿰뚫지 못하니 해결이든 지원이든 정책에 반영을 할 수 없어 중소기업육성은 여전히 거지주머니 꼴이다.

지금 산업현정의 불길한 실태를 두 가지만 들어본다.

놀랍게도 상장기업 2백 개가 자그만 치 3년째 이자도 갚지 못하는 영업이익 마이너스 경영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상장사가 그러할 진데 비상장 중소기업은 어떠하랴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우리 경제가 마이너스성장의 진창에 빠진 게 당연하다. 이런 현실 한 가지만으로도 정부가 얼마나 중소기업 지원정책에 소홀한가를 알 수 있다.

저런 맥리에서 중소기업의 기반이 무너지려는 지진이 엿보이고 있는데 정부는 그 낌새를 알아채고나 있는지 모르겠다. 지금 M&A시장에는 상당수의 알짜 중소기업들이 매물로 나와 있다. 그 기업들은 보통 이, 삼 대에 걸쳐 가업으로 키운 명예로운 기업으로 그렇게 내다 팔 게 아닌 것이다. 

그럼에도 자식 같은 기업을 버리려하는 이유인즉 폭탄 같은 고율 상속세 때문이란다. 
세율 책정시 세상 돌아가는 현실에 무지했던 탓인지 일본을 본 따고 앞질러 최고 65퍼센트를 매겨 OECD 국가 중 최고를 기록했다. OECD 35개국 중에 상속세를 부과하지 않는 나라가 13개국이나 되고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의 상속세가 우리보다 훨씬 낮다는 사실을 교훈 삼아야 할 것이다.

일본의 경우 380만 개 중기 중에 120만 개의 기업주가 70세 이상의 고령자이며, 우리나라의 경우는 중소기업의 27 퍼센트의 기업주가 60세 이상이다. 가업비율에 있어우리는 일본에 한참 뒤지는데 그만큼 경제기반이 약한 것이다.

누대에 걸쳐 피땀흘려 일군 기업을 세금으로 날리게 생겼으니 팔아 현금으로 상속시키려는 고육지계가 중소기업 인들의 의욕을 무참히 패대기치는 게 당연하다. 그런데 설상가상격으로 악법인 상속세법을 개정하려는 법안 16개가 발의돼 있는데 싸움  질에 마냥 방치돼 있다.
 알토란같은 가업을 오죽하면 내다팔려고 하겠는 가, 그리고 그런 현상이 경제에 끼칠 장기적인 악영향이 얼마나 심각할지를 깊이 헤아려 조속히 대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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