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김동원(50)씨가 “일본대사 등은 대통령이 임명하는 것 아닌가.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리인으로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판사 조용현)는 15일 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김씨 등 10명 항소심 2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김씨는 피고인이 아닌 증인 신분으로 법정에 나왔다.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소속인 ‘아보카’ 도모(63) 변호사 측 질문에 김씨는 “4강 대사는 대통령이 임명하는 것이지 김 지사가 임명하나”라고 말했다.
4강 대사는 미·중·일·러 대사를 의미한다. 이어 김씨는’당시 지지율 17%이던 야당의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면 4강 대사에 임명해줄 수 있느냐고 했다”면서 “김 지사가 그렇게 해주겠다고 해서 대선 승리하고 난 후 김 지사를 만나서 우리 회원 중 일본 대사를 추천해달라고 얘기를 꺼낸 것”이고 했다.
그러면서 “근데 김 지사가 그게 틀어지고 나서 미안했는지 계속 시간 끌면서 오사카 총영사를 제안했다. 김 지사가 대리인으로서 해주겠다고 하니 저는 문 대통령 뜻으로 알았다”면서 “그런데 특검에서 기소된 것은 제가 일본 대사와 오사카 총영사를 요구했다는 식이다. 이게 말이 되나. 이건 특검의 프레임이다”라고 격분했다.
김씨는 이후 김 지사가 오사카 총영사도 번복하고, 센다이 총영사를 제안해 분노했다고 언급했다. 김씨는 “나중에 가서 김 지사가 오사카 총영사도 못 주고, 센다이 총영사를 해놨으니 그걸 받으라고 전화해 격분했다”면서 “사람 갖고 장난치는 것도 아니고 듣지도 보지도 못한 센다이 총영사를 받으래서 제가 거절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마지막에 김 지사를 만나러 갔더니 웃으면서 ‘오사카 총영사는 너무 크다’라고 했다”며 “제가 ‘그때 처음부터 해줄 마음이 없었구나’ 생각하고, ‘1년 동안 우릴 농락했구나’ 생각이 들어서 그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고 설명했다.
드루킹 김씨는 이날 법정에서 특검에 크게 반발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김씨는 박상융 특검보의 질문마다 짜증을 내며 “질문 내용이 뭔가”라며 “박 특검보에 맺힌게 많다. 죄송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진술하면 단독재판부 선고때 풀어주겠다고 해서 특검에서 진술한 것”이라며 “그런데 그 당시 진술을 갖고 와서 故 노회찬 전 의원에 돈 준 사실도 없는데 왜 맞나 틀리나를 물어보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드루킹 김씨와 경공모 회원 3명이 신청한 보석에 대한 심문은 진행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여러차례 변론이 진행돼 별도의 심문을 진행하지 않겠다”면서 변호인들이 제출한 서면으로 보석에 대한 검토를 하겠다고 밝혔다.
김씨 등은 지난 2016년 12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매크로 프로그램인 ‘킹크랩’을 이용해 기사 8만여개에 달린 댓글 140만여개에서 공감·비공감 클릭 9970여 만회를 조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지난 2016년 3월 노 전 의원에게 2차례에 걸쳐 총 5000만원을 기부하고, 김경수 경남지사의 전 보좌관 한모씨에게 인사 청탁 등 편의 대가로 500만원을 건넨 혐의도 있다.
1심은 김씨의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 등 혐의에 대해 징역 3년6개월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배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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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날 : [2019-05-20 11:33: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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