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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채의 궁합

최중탁 미국 골프 티칭프로(USGTF)의 재미있는 골프이야기 58
골프채와 주인이 은밀하게 대화하고 있다.
골프채 : “주인님,지금도 저 사랑하시죠?” 
주인 : “그렇고 말고~, 골프 없인 못사는데 채 없으면 낙이 없지~.”

골프채 : “그런데, 왜 사용후에 닦지도 않아 떼가 닥지닥지 붙어 있고, 녹이 새파랗게 슬도록 젖은채로 처박아 두고~, 또 어떻게 하면 굿샷이 나올지 이렇게도 저렇게도 쳐 보는 시도도 않하는 거죠? 정이 식었나요?”
주인 : “뭐 그렇다고 성능이 떨어지남?”

골프채 : “모르시는군. 골프채와 여자는 아끼고 다듬고 가꾸고 투자한 만큼 성능이 좋아진다는 것을~. 어휴, 우린 궁합이 안 맞아! "
주인 : “궁합~~??"

그렇다. 골프채도 남녀처럼 사용자와의 궁합이 있다. 자기 몸과 골프채의 궁합이 맞아 떨어져야 만족스런 성능발휘 굿샷을 이끌어 낼 수 있다. 궁합이란 처음부터 100% 자연적으로 맞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서로에게 필요한 부분 장점 약점들을 알아 가면서 차츰차츰 맞춰 가야 완벽한 만족에 도달할 수 있는 것이다.

골프채가 최고의 성능유지를 위해서는 항상 닦고 건조시켜 기름칠하고 올바르게 보관해야 한다. 헤드페이스에 골프공 레진이나 오물이 덕지덕지 묻어 있거나 습기로 새파랗게 녹슬어 있으면 성능은 떨어진다. 보관시 습한 곳이나 샤프트가 눌려져 있으면 탄성이 떨어지고 휘어질 수도 있다. 헤드는 항상 커버를 씌어 손상을 예방해야 한다.

채를 새로 사면 그 채의 특성에 자기 스윙스타일을 바꾸고 맞춰야 한다. 상당한 기간이 소요된다.
연습이란 자기스윙 특성과 채의 특성과의 궁합을 맞춰 가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을 다루듯 채도 관리하고 그립교환등 투자해야 하며 부단하고 다양한 시도와 연습을 통해서만 만족스런 결과를 얻어낼 수 있다.
당신의 파트너인 미쓰 ‘채’와는 궁합이 잘 맞습니까?

채를 고르는 것은 사람이 맞선을 볼 때 자기 수준과 이상(理想) 또는 나이도 비슷한 상대를 찾는 것과 같다.채가 최고성능을 내기 위해서는 우선 자기 몸에 맞고 사용하기 쉬워야 한다.

문제는 채를 고를 때 이런 점이 배제되고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과시용 위주로 선택 하려는 욕구가 있다는 점이다. 그러니 실력이 늘 리가 없다. 궁합은 고려 않고 상대의 외모만 보려는 것과 같다.

20여 년 전까지만 해도 골프는 상류사회 인사들의 전유물로 인식되었다. 이들과 어울리며 신분상승을 위해 능력이 안되는데도 무리하게 골프를 치려는 계층이 많았다.소위 ‘노는 물’을 한 단계 Level up 하고 싶은 것이다.

대학의 최고경영자과정 지원자들은 학문적인 관심보다 그들과 어울리며 교류하기 위한 동기가 더 많다. 입학 후 골프모임부터 결성하는 것은 이런 배경을 뒷받침해 준다.

이런 골퍼들은 골프장 갈 때는 비싼 채와 고급승용차를 선호하는데 다들 부러워하고 골프장에서도 예우가 달라 질 것이라는 굴절된 시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골프에 대한 인식이 바뀐 지금 골프를 하는 상류층이라고 스스로 으시대면 웃음거리 대상이다. 강남에서는 개도 골프를 친다는 말도 있다.
고령도 아니고 재벌도 아닌데 주말에 기사를 대동하고 골프장에 나타나면  꼴불견 푼수 취급 당하는 시대다. 별이 여러개 붙은 수 천만원 짜리 유명브랜드, face 뒷면에 금도금이 되어 있는 호화스러운 채를 가져와서는 캐디에게 비싼 채니 특별히 신경 쓰라고 지시하기도 한다. 채가 손상 될까 도둑맞을까 신경 쓰느라 공을 제대로 칠 수가 없다.

프로선수에게 클럽은 그의 분신과도 같다. 저마다 스윙과 경기 스타일이 다르듯 선수들은 각양각색의 클럽을 백에 담고 다닌다.
박인비 선수가 궁합이 맞다고 느끼는 클럽은 아마추어용 젝시오 8 드라이버와 아이언 세트다.

그녀는 “LPGA 투어는 이동거리와 시간이 길어 체력부담이 크고 컨디션이 오락가락 한다”며, 이 클럽은 컨디션에 관계없이 일정한 퍼포먼스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궁합의 중요 포인트로 모험보다 사용하기 쉽고 안정성을 꼽았다.
사람이 외모가 이쁘고 멋 있다고 궁합도 꼭 맞는 것은 아니다.
골프채도 비싸고 멋있다고 성능이 좋고 100% 굿샷이 나오는 것이 아니다.

국내외 투어프로들의 풀세트 클럽가격은 평균 400~500만원 선이다. 김하늘과 양수진 선수는 약 8천만원 상당의 혼마 TW 시리즈 풀세트를 쓰기도 한다.
골프채는 자기 몸에 맞으면 가장 좋은 채다. 8천만원 짜리나 300만원짜리라도 그 성능의 차이는 별로 없고 궁합의 차이로 볼 수 있다.
궁합이 잘 맞는 채가 최고의 채이자 가장 비싼 채요 항상 굿샷을 만드는 채가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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