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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제맥주도 4캔 1만원 가능할까

정부 주세개편, 수입맥주 4캔 1만원은 그대로 유지 비쌌던 수제맥주, 가격경쟁력 확보, 품질 향상 기대
정부의 이번 주세개편은 편의점 ‘4캔 1만원’ 수입맥주가 화살을 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과세체계가 바뀌더라도 이 편익은 그대로 누릴 수 있을 전망이다. 이에 더해 국산맥주나 수제맥주는 가격이 내려가거나 다양화될 가능성도 있다.

5일 기획재정부와 유통업계의 말을 종합해 보면 정부가 약 50년 만에 주세법을 개편하기로 한 데에는 그간 국산·수입맥주간 과세체계와 관련해 형평성 논란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국산맥주는 제조원가에 마케팅 비용 같은 판매관리비, 업체 이윤까지 고려하는 반면 수입맥주는 수입가에 관세만 붙여 세금을 매긴다. 수입업체가 저렴한 가격으로 신고하면 세금을 덜 낼 수 있는 구조다. 편의점이나 대형마트에서 ‘4캔 1만원’ ‘6캔 1만원’으로 팔 수 있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이렇게 가격에 따라 세를 부담하는 ‘종가세’에서 술의 양이나 알코올 도수에 따라 세금을 매기는 ‘종량세’로 바뀌면서 수입맥주와 국산맥주 간 가격에 따른 세금 차이가 없어지면서 같은 양측은 출발선상에서 경쟁할 수 있게 됐다.

그렇다면 4캔에 1만원이던 수입맥주는 변화가 있을까? 이 같은 궁금증에는 정부와 유통업계 모두 그렇지 않다는 반응이다.
종량세로 전환되면 수입맥주 전체적으로는 세 부담이 늘겠지만, 수입맥주 종류별로사정이 다르기 때문에 일부 고가 맥주는 오히려 가격하락 요인이 발생해서다. 예를 들어 리터(ℓ)당 세금이 900원이나 1000원이던 고가 맥주는 부담이 낮아지고, 700원이나 800원인 저가 맥주는 세금이 늘어 평균적으로 830원 정도에서 세금 수준이 정해진다.

또 개별 브랜드 간, 대형마트·편의점 등 소매점 간 경쟁 등 국내 맥주 시장의 치열한 경쟁 구조를 감안하면 수입맥주 가격이 상승되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편의점 등에서 맥주는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상품이기도 하지만 일종의 미끼상품이기도 하기 때문에, 주류 및 유통업계가 마진을 조금 줄이더라도 현행 만원에 4캔 체제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국내 제조업체에 유리한 방향으로 세금이 개편되는 만큼 수입 및 국산 맥주 간 판매비율에 변화가 있을지 여부도 관심사다. 현재로는 편의점 판매비중을 살펴보면 대략 국산이 40%, 수입이 60%다.

편의점 관계자는 “이번 세제 개편으로 국산맥주의 가격이 어떻게 변동될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이 비율이 크게 바뀔 것 같지는 않다”며 “술은 기호식품이라서 맛이 중요하기 때문에 가격만 보고 고르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주세 개편으로 가장 큰 수혜자는 국내 소규모 수제맥주 업체라고 할 수 있다. 소규모 양조장에서 생산되는 수제맥주는 대규모 주류회사에 비해 출고가가 높아 유통업체에서 설 자리가 적었다. 현재 비교적 낮은 가격으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는 수제맥주도 3캔 9900원이라는 가격으로 수입맥주에 비해 비싼 편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수제맥주가 비교적 비싼 편이라 이번 개편으로 확실히 긍정적 효과를 볼 수 있을 것 같다”며 “허들이 낮아진 만큼 수제맥주의 판매 비중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종량세로 전환되면서 다양한 고품질의 맥주가 개발되는 등 주류산업 경쟁력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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