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기준 노인 22.7% 의치 필요, 남성이 여성보다 1.3배 높아
치과 건강보험 보장률 30%↓… 月3만원, 충치 개수 OECD 평균 상회
국민들이 부담하는 치과 진료비만 한해 4조원에 달하지만 건강보험 보장률은 30%를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세 아동 절반 이상이 충치를 경험하면서 충치 개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을 웃도는 데다 소득수준과 거주 지역, 장애 유무 등에 따라 구강건강 불평등이 존재했다.
5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치과 진료비는 전체 요양기관 진료비의 5.8%인 4조원에 달했다. 진료비 증가율은 14.6%로 전체 요양기관 평균(7.5%)의 2배나 됐다.
반면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보장률은 치과병원이 18.9%, 치과의원이 31.7%로 평균 30%를 밑돌아 전체 건강보험 보장률인 62.7%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낮은 건강보험 보장률은 환자 부담으로 이어졌다. 2016년 전국 2인 이상 가구당 월평균 전체 보건분야 가계지출(17만7211원) 가운데 치과서비스 관련 지출은 3만484원으로 전체의 17%를 차지했다.
잇몸과 잇몸뼈 주변까지 염증이 진행된 치주염의 경우 30대 질환 중 인구 10만명당 장애나 질병으로 인해 손실된 수명(질병부담)이 425년으로 뇌졸중(954년)이나 심근경색(1011년)의 절반 수준이었다. 이처럼 개인·사회적으로 부담이 큰 치과 질환은 생애 전주기에 걸쳐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12세 아동의 우식경험 영구치 개수는 2003년 3.25개에서 2012년 1.84개까지 감소했으나 이후 정체되는 경향을 보여 지난해도 1.84개에 머물렀다. 이는 OECD 국가 평균인 1.2개를 크게 웃도는 수치이며 한국보다 충치 개수가 많은 나라는 그리스, 헝가리, 멕시코, 라트비아 등 4개국뿐이다.
2017년 조사에 따르면 청소년 60.1%가 최근 1년간 치아 통증, 출혈 등 구강질환 증상을 경험하기도 했다.
성인의 치주질환 유병률은 2012년 이후 증가하는 추세인데 2015년 기준 남성이 31.0%로 여성(22.1%)보다 1.4배 높았다. 남성은 40대부터, 여성은 50대부터 치주질환이 급증하는 경향을 보였다. 그 해 본인 구강건강이 나쁘거나 매우 나쁘다고 답한 비율도 36.6%나 됐다.
노인에게 구강건강은 삶의 질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2017년 노인의 42.9%는 음식을 입에 넣고 씹는 데(저작) 불편함하다고 답했으며 45.8%는 구강기능 제한을 호소했다. 2015년 기준 노인의 22.7%가 의치를 필요했는데 남성이 여성보다 1.3배 높았다.
소득수준이 낮을수록, 도시보다 시골이, 장애가 있는 사람이 구강건강도 상대적으로 좋지 않았다.
2015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소득수준이 ‘하’인 성인은 ‘상’인 성인 대비 영구치우식유병률은 1.7배, 치주질환유병률은 1.4배 증가했다. 특히 여성의 경우 1.8배와 1.5배로 남성(1.6배, 1.5배)보다 큰 격차를 보였다.
2017년 조사에선 소득수준이 ‘하’인 성인은 ‘상’인 성인보다 저작불편 호소율이 1.9배, 구강기능 제한율이 1.8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아동은 비장애아동보다 우식경험영구치지수가 1.9배 높은 것으로 조사(2015년)됐으며 2017년 장애인실태조사에서 65세 이상 장애인의 41.5%가 저작불편(매우불편 8.6%, 불편 32.9%)을 호소했다.
낮은 구강건강 교육 경험률은 구강건강관리 인지도를 낮추는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중·고등학교 학생의 연간 구강건강 교육 경험률은 27.6%로 흡연(72.5%), 음주(42.0%), 영양(47.2%) 관련 교육률에 비해 매우 부족했다.
치과진료가 필요했지만 받지 않은 성인의 10%는 '무서워서'라고 답하는 등 인지도가 낮고 치과는 무서운 곳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었다. 성인은 치실(23.4%), 양치 용액(21.7%), 치간 칫솔(20.6%), 전동칫솔(4.4%)순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구강검진 수검률과 예방치료 이용률도 낮은 상태다.
성인 29%, 영유아 43%만 구강(치과)검진을 받고 있었다. 성인 69.6%와 영유아 72.2%인 의과 검진 수검률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치아우식증 예방효과가 높은 치아홈메우기 보유자율은 2006년부터 2012년 62.5%까지 증가했다가 지난해 60.0%로 되레 감소했다. 치주 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 스케일링 경험률은 증가 추세지만 2017년 19.6%로 20%를 밑돌았다.
이경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