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연금, 아동수당 등 문재인 정부가 대규모 재정이 드는 복지정책을 잇따라 추진함에 따라 임기 말 나랏빚이 기획재정부의 당초 전망보다 57조 원 늘어 900조 원대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더우기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4년간 감소하던 한국전력공사 등 39개 중장기 재무 관리 대상 공공기관의 부채는 올해부터 증가세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국가의 ‘재정건정성 악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나랏빚 규모가 당장 재정위기를 초래할 정도는 아니지만 채무 증가 속도를 조절하지 않으면 미래 세대의 부담이 과도하게 늘 어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우려다.
한국재정정책학회는 지난 16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제출한 ‘중장기 재정위험과 관리방안’ 용역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임기 마지막 해인 2021년 국가채무(중앙, 지방정부 포함)는 900조2000억 원으로 기획재정부가 올 8월 국가재정운용계획을 통해 밝힌 국가채무(843조 원)보다 57조 원 많았다. 국가채무란 한 나라가 국채 발행 등으로 직접 빌린 돈으로 845조 원에 이르는 연금충당부채를 포함한 국가부채보다 규모가 작다.
국가채무 전망치가 급증한 것은 현 정부 들어 기초연금 지급액을 종전 20만 원에서 25만원으로 높이고 아동수당을 신설하는 등 새로운 복지정책에 드는 나랏돈을 반영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일자리안정자금과 공무원 증가에 따른 지출이 빠져 있어 이를 포함한 채무 규모는 더 늘어날 수 있다.
또한 공공기관 부채도 재정건전성 악화에 한 몫을 차지하고 있다. 한국전력공사는 올해 2분기까지 3분기째 영업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2011년 4분기∼2012년 2분기 이후 6년 만의 적자 행진이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적자의 불씨가 됐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런 논란에도 분명한 점은 대형 공기업 한전의 재무 상황이 정부 정책에 적지 않은 영향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다.
정부의 물가 관리 카드로 종종 활용되는 공공요금 인상 억제책 역시 공기업의 부담을 늘리는 요인 중 하나다. 2013년 498조원에 달했던 관리 대상 공공기관 부채는 지난해 472조원까지 줄었지만, 올해 다시 늘어 2022년 539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문재인 정부 들어 일자리 창출, 사회안전망 확충 등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커지고 있다는 점도 공공기관의 부채를 늘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미 일반정부 부채 증가속도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에서 공공기관 부채의 증가 전환은 나라 살림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2016년 말 공공부문 부채는 전년(1003조5천억 원)보다 33조원(3.3%) 늘어난 1036조6천억원이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가 빚이 많은 것처럼 보이고 싶지 않을 때 활용하는 수단이 공공기관 부채”라며 “공공기관 부채를 포함한 넓은 범위의 부채 통계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현주 기자 oldage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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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날 : [2018-10-21 13:52: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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