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종교와 신앙의 자유 국제 연대’ 창립대회 포럼 개최
태영호 “북한의 10대 원칙(당율법) ‘성경’의 십계 베낀 것”
“남북통일 첫 걸음, 북한 종교의 자유 시작되는 것 부터”
태영호(57)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가 북한의 10대 원칙(당율법)이 ‘성경’의 십계를 베낀 것이라고 지적했다.
태 전 공사는 14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북한 종교와 신앙의 자유 국제 연대’ 창립대회 포럼에서 “북한의 당율법은 수천년 전에 만들어진 십계명을 순서도 변하지 않고 벤치마킹해 그대로 옮겨놓은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남북통일의 첫 걸음은 북한 종교의 자유를 시작하는 것부터 시작’이라는 발제문에서 “나는 10대 원칙을 김정일이 만들었는 줄 알았는데, 한국에 와서 십계명을 보고 깜짝 놀랐다”며 이렇게 전했다. “순서도 엇바꾸지 않고 (십계명을) 그대로 옮겨놓은 이유는 김씨 가문이 기독교를 알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김일성은 평안남도 대동군의 독실한 기독교 집안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태 전 공사는 “하나님이 만든 십계명의 순서만 바뀌어도 이 시스템으로 북한을 앞으로 수천년 동안 김씨 가문의 통제 밑에 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분석했다.
또 김일성이 어떻게 태어나고 어떤 길을 걸었는지 가르치는 서술 내용과 방식이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성경의 서술 방식과 정말 비슷하다고도 했다. “세계가 사용하는 양력이 예수 탄생을 기준으로 한다면, 북한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김일성이 탄생한 1912년을 기준으로 삼는 주체력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남북 통일첫 걸음은 북한에게 종교 자유를 주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도 봤다. “북한이 ‘종교 탄압을 하고 있다’고 쓰면 잘못된 것이다. 탄압이 아닌 ‘말살’”이라고 강조했다. “탄압은 국가가 공권력으로 확산과 유포를 강압적으로 막는 것이고, 말살은 물리적으로 완전히 없애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태 전 공사에 따르면, 10여년 전부터 북한에서는 한국 영화와 드라마가 퍼지고 있다. “엄청난 콘텐츠가 유입돼 취급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근본적인 체제 변화에 영향을 주지는 않고 있다고 본다. “영화, 드라마 속 상황이 매일 겪고 있는 자신들의 실생활과 연관이 안 되기 때문”이다.
태 전 공사는 북한 주민들이 읽을 수 있는 만화 성경을 쓰고 있다. “옆에는 김일성의 혁명 역사를 함께 쓰고 있다. 두 개를 함께 읽어보면 북한에서 세뇌 교육이 마음에서 하나님을 없애기 위한 것임을 알 거다. 북한에 변화를 일으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북한은 대외적으로 ‘종교의 자유가 있다’는 입장이다. 태 전 공사는 그러나 “마음 한 구석에 하나님 앞에 큰 죄를 짓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라면서 “이 틈을 파고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북한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지렛대”라는 판단이다.
“김정은이 외부로부터 투자를 받고 싶어하는데, 그렇다면 교회당을 지어야 한다. 교회당을 지어야 투자를 한다고 해야 한다. 10년 내에 두 개의 교회당은 지어야 한다. 평양의 십자가는 큰 의미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북한 변화의 첫걸음은 그들에게도 믿음을 선택할 권리가 있고 자유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태 전 공사는 735일간 북한 교화소에 수감됐던 케네스 배 느헤미아글로벌이니셔티브 대표가 이날 현지 교도관이 “예수가 누구냐고 물었다”고 증언한 것과 관련, “진리가 흔들릴 때 물어본다”고 지적했다.
“만약에 60, 70년대였다면 그렇게 물어보지 않았을 것이다. 지금은 왜 물어보는가. 북한이 흔들리기 때문이다. 수십년 동안 진리라고 믿었던 주체사상, 김씨 일가가 암흑한 현실을 개선 못하니까 새로운 대안을 찾고 있는 것”이라는 풀이다.
최근 우리나라가 북한에 식량 지원을 결정한 것에 대해서는, 현재의 인도주의 식량건은 2017년에 의결된 것이라며 문제는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태 전 공사는 “하노이 회담이 결렬되고, 돌파구를 찾지 못하니 협상카드를 찾다가 나온 것”이라면서 “식량지원을 정치와 이렇게 하면 안 된다. (협상이) 되든 안 되든 꾸준히 진행해야 진정성이 있는 것이다. 식량을 줄 시기와 시점의 기회를 보지 말고, 매해 국회에서 의결해서 주든지, 정세에 상관없이 줘야 인도적”이라는 견해다.
이날 포럼 후에는 보수 인사가 중심이 된 ‘북한종교와신앙의자유국제연대’ 창립식이 열렸다. ‘인류의 보편적 가치인 자유와 인권이 보장되는 한반도 평화통일을 실현’을 목표로 내세웠다.
김충환 창립준비위원장, 김창준 전 미국연방하원의원, 이명수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 조지현 목사(한국노인복지선교협의회 회장), 김태훈 한반도인권과통일을위한변호사모임 대표, 신진 충남대학교 교수,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이사장 등이 참여했다.
이경구 기자oldagenews@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