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본부 ‘잠복결핵감염 검진사업 결과’
50대 이후 양성률↑… 남성이 여성보다 높아
미치료시 발병률 7배↑… “年1회이상 검진권고”
의료기관과 어린이집 종사자, 청소년의 13%는 몸 안에 결핵균이 잠복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이가 많을수록 그 비율이 높아졌는데 60대 이상 고령자는 10명 중 3명이 잠복결핵 상태였다.
18일 질병관리본부의 ‘2018년 집단시설 종사자 등 잠복결핵감염 검진사업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의료기관과 어린이집 종사자, 학교 밖 청소년 12만8906명 가운데 13.2%인 1만7045명이 잠복결핵감염 양성으로 확인됐다.
결핵균이 몸 속으로 침범해 발생하는 감염병인 결핵은 폐결핵 환자로부터 나온 침방울 등 호흡기로 전파되는 질환이다. 균에 감염되면 2년 이내나 평생에 걸쳐 나타나는데 발병하면 기침이나 객담·혈담, 객혈, 폐손상, 신경과민, 식욕부진 등 증상을 보인다. 치사율은 2017년 기준 16%다.
잠복결핵이란 몸 안에 결핵균이 존재하지만 활동 및 증식하지 않아 결핵이 발병하지 않은 상태다. 다른 사람에게 균을 옮기지 않지만 결핵환자와 접촉 시 30%는 감염되고 10%는 발병으로 이어지는 등 감염 위험에 노출돼 있다.
연령별로 보면 10대 3.0%, 20대 3.4%, 30대 9.1%, 40대 17.7%, 50대 25.4%, 60대 이상 31.0% 등 나이가 많을수록 잠복결핵감염 양성률이 증가하는 양상이 나타났다.
남성은 50대 29.2%, 60대 이상 36.9%로 같은 연령대 여성(50대 24.8%, 60대 이상 28.3%)에 비해 50대 이후 양성률이 큰 차이를 보였다.
연구를 진행한 질병관리본부 질병예방센터 결핵·에이즈관리과는 “연령이 증가할수록 잠복결핵감염 양성률이 증가하는 양상으로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며 “2017년도 잠복결핵감염 검진에서도 분석됐던 결과 당시 연령이 가장 강력한 인자였던 결과와도 일치하는 경향성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직업군별로는 어린이집 종사자가 18.6%(3만8953명 중 7254명)로 가장 높았고 의료기관 종사자 11.0%(8만9153명 중 9765명), 학교 밖 청소년 3.3%(800명 중 26명) 순이었다.
시·도별로는 제주 15.8%, 경기 15.4%, 부산 14.5%, 인천 14.1%, 서울 14.0%, 충북 13.6%, 충남 13.5% 등이 전체 양성률보다 높게 나타났다.
반대로 광주가 8.1%로 가장 낮았고 울산 9.9%, 강원 10.5%, 대구와 전북 10.8% 등은 10%대 이하였다.
앞선 질병관리본부 연구(‘집단시설 잠복결핵감염 검진 사업 결과분석 및 코호트 구성방안’)에 따르면 1년2개월간 관찰했을 때 치료를 받지 않은 잠복결핵감염자는 치료 완료자보다 활동성 결핵에 걸릴 확률이 7배 높았다.
고령일수록 잠복결핵감염 양성률이 높아짐에 따라 보건당국은 무료로 흉부 엑스레이 촬영 결핵검진사업을 진행한다. 연말까지 전남 순천시와 함평군, 충남 아산시와 태안군 등 4개 기초자치단체 65세 이상 노인 3만8000여명이 대상이다.
2016년 국가건강검진에서 폐결핵 유소견 판정 후 1달 이내 결핵 확진 받은 사람(88.5%)과 6개월 이후 확진 받은 사람(27.4%)의 치료성공률은 3.2배가량 차이가 난다. 따라서 노인의 경우 매년 1회 검진이 권고된다.
황인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