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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자 71% “스트레스 못풀까봐 금연못해”

서울대 산학협력단, 2015~2018년 흡연자 추적조사 금연성공한 사람도 “스트레스 상황서 극복 힘들어” 복지부, 맞춤형 금연치료… 내년 건강보험 적용 추진
흡연자 10명 중 8명은 스트레스를 받으면 담배를 피우고 싶은 충동을 견디지 못해 금연에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트레스를 풀 다른 방법이 마땅치 않아 금연 시도 자체를 하지 않거나 금연에 성공한 사람도 스트레스 때문에 담배 유혹에 흔들리고 있었다.

지난달 30일 보건복지부 의뢰로 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수행한 ‘국민건강영양조사 기반의 흡연자 패널 4차 추적조사 실시 및 심층분석’연구에서 나온 결과다.
추적조사는 2015년 7월부터 지난해까지 국민건강영양조사 기반 흡연자 패널에 참여한 서울, 인천, 경기 지역 만 19세 이상 성인남성 466명을 대상으로 올해 1월23일부터 2월12일까지 진행됐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현재 흡연자 360명 중 58.1%인 209명이 ‘지난 1년간 금연을 시도한 적이 있다’고 답해 10명 가운데 6명이 금연에 실패한 상태였다.
금연을 시도했다가 흡연하게 된 이유를 물은 결과 ‘스트레스 상황에서 흡연 충동을 극복하지 못해서’라는 항목에 ‘예’라고 답한 사람이 284명으로 78.9%를 차지했다.

‘금연을 유지할 의지가 충분하지 않아서’(72.2%), ‘금단 증상을 경험해서’(45.3%), ‘친구나 직장동료나 주변인이 담배를 피워서’(41.4%) 등이 뒤를 이었다.
스트레스는 흡연자들의 금연 결심을 어렵게 하는 이유이자 금연에 성공한 사람들을 괴롭히는 요인이다.

흡연자 중 금연을 1년간 시도하지 않은 151명에게 그 이유를 물었더니 71.5%인 108명이 ‘스트레스를 풀 다른 방법이 마땅치 않아서’라는 항목에 ‘예’라고 답했다. ‘담배를 끊을 필요를 느끼지 않아서’(57.6%), ‘금단증상을 견디지 못할 것 같아서’(35.1%), ‘효과적인 금연 방법을 몰라서’(31.1%)보다 응답률이 높게 나타났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사람 중 현재 금연자 106명 중 35명은 금연 상태를 유지하기 어려워했다. 
가장 어려운 점으로는 80%(28명)가 ‘친구나 직장동료나 주변인이 담배를 피운다’고 답했는데 다음으로 많은 60%(21명)가 ‘스트레스 상황에서 흡연 충동을 극복하지 못한다’며 스트레스 해소 문제를 호소했다.

연구팀은 “정신건강과 관련 스트레스를 인지하는 경우 금연 시도나 유지가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흡연·금연 상태를 유지하는 데 있어 일상의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한 노력과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대안의 존재가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복지부는 지난달 21일 ‘국민건강증진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흡연을 조장하는 환경 근절을 위한 금연종합대책’을 확정하고 흡연자의 금연치료를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우선 금연구역에서 담배를 피우다가 적발됐을 때 금연교육이나 금연치료 프로그램을 이수한 경우 과태료를 감면(금연교육 이수시 50%, 프로그램 이수시 면제)하는 방안을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을 통해 추진한다.

중증 흡연자는 금연캠프 및 금연치료 중심으로, 경도흡연자 및 금연클리닉 등을 이용하기 어려운 흡연자는 금연상담전화 등에 연계하는 방식으로 금연지원서비스를 맞춤형으로 지원한다.

나아가 안정적인 금연치료를 지원하고 흡연자의 의료기관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내년부터 금연치료에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올해 급여대상자, 상담프로그램 및 수가, 급여기준 등 관리방안 연구를 실시한다.
      이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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