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네스북에 올라갈 만 한 일이 생겼다.
한글대학을 졸업한 올해로 101세인 이태희 할머니가 지난 19일 1년 과정의 논산시 한글대학을 졸업한 것이다. 1년
개근상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지난 9월에 열린 백일장에서는 ‘해와 바람’이라는 제목의 글로 ‘100세 행복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충북 논산시가 운영하는 마을로 찾아가는 한글대학(총장 황명선 시장)에서 교사 58명으로부터, 145개 마을 1650명의 노인이 한글을 배웠다.
마을별로 수료증 수여 및 우수 학생 표창, 소감문 낭독 등의 순으로 진행된 수료식에서 일부 할머니들은 기쁨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전쟁보다 무서운 가난 때문에 학교에 다니지 못하면서 한글을 몰라 버스를 두세 번씩 갈아타던 부끄러움을 이제는 경험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니 눈물이 핑 돌았던 게다.
먼저 간 남편을 향해 그리움이 묻어나는 편지를 쓸 수 있고, 손주들의 생일 축하 카드도 이제는 혼자 읽을 수 있다.
할머니는 졸업식에서 “버스가 어디로 가는지 볼 수 있어 이제 집에 거꾸로 가지 않아도 된다”며 “이제 까막눈이 아니다.
인생에서 가장 값지고 보람찬 순간”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할머니는 “이제는 은행이나 면사무소도 자신 있게 갈 수 있다”며 “하늘에 먼저 간 남편에게 이 기쁜 소식을 제일 먼저 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 소식을 들은 보건사회연구원 인구정책실장 정경희 박사는 “이태희 할머니의 의지와 체력이 부럽다. 축복 받을 분인 것 같다. 이제는 정말 100세 시대임을 실감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전광민 기자